연 4~5% 안정적 임대수익 기대
11ㆍ3대책 비(非)규제대상 반사이익
청약경쟁 치열ㆍ억대 웃돈 붙기도
중소형 위주 대단지 매력적
주변 상권 발달한 곳은 피하고
점포 가격 안정화 시점 노려야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 아파트의 단지 내 상업시설인 ‘마르쉐 도르 애비뉴’ 청약에는 최근 총 195개 점포 모집에 8,000여 신청 건이 접수되며 평균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독산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하 점포엔 벌써 프리미엄(웃돈)이 3,000만~5,000만원 붙었다”며 “단지에 4,4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라 배후 수요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 자이’의 단지 내 상가인 ‘팰리스 애비뉴’ 또한 최근 135개 점포가 ‘조기 완판’ 됐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 새 아파트 단지 안에 조성되는 상가마다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일반 상가에 비해 투자비 부담이 적고 자체 배후 수요를 확보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3일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청약자격 강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비(非) 규제 대상인 상가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점포 입지나 가격, 주변 상권 등 각종 변수에 따라 가치가 천차만별인 단지 내 상가의 특성상,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면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단지 내 상가의 가장 큰 장점은 고정 수요층(입주자)이 확보돼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대체로 연 4~5% 수준의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투자비 부담도 적다. 서울과 수도권 민간 아파트 단지 내 1층 상가의 전용 33㎡ 기준 분양가는 3억~6억원 수준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통상 분양가가 10억원에 달하는 일반 근린생활시설에 비해 단지 내 상가는 비교적 투자비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단지 내 상가는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왕십리뉴타운3구역 센트라스’(2,529가구)의 상업시설인 ‘탑스트리트’는 60개 점포 모집에 총 532건 청약이 접수되며 전체 마감됐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 원시티’(2,280가구)의 상업시설 또한 114개 점포가 분양 10여일 만에 모두 계약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작년 분양한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 상가 분양권에는 최대 2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하지만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우선 최소 1,000가구 이상, 85㎡ 이하 중소형 평형대 위주로 구성된 대단지 아파트 내 상가라야 고정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주변 상권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선종필 대표는 “근린생활시설 등을 중심으로 주변 상권이 발달한 아파트 내 상가는 아예 피하는 게 좋다”며 “매장 면적이나 업종 구성의 다양성, 접근성 등에서 단지 내 상가는 외부 상가와의 경쟁을 이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롯데캐슬 골드파크 등 인기 상가는 주변에 규모를 갖춘 상권이 없어 단지 내 상가가 입주민에 대한 독점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분양가도 중요하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통상 새 아파트 상가는 고분양가→고가 임대료→공실→임대료 하향 등을 여러 단계를 거치며 자리를 잡는다”며 “이 과정에서 입주 3~4년 후에는 임대료가 초기에 비해 20~30% 이상 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상가는 아파트에 비해 매매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고분양가 투자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양을 받는 대신 상권의 손 바뀜이 2~3번 정도 일어나고 매매와 임대료가 하향 안정화된 점포 물건을 골라 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분양가가 치솟고 있는 수도권 신도시 상가는 유의해야 한다. 올해 3분기 LH가 공급한 수도권 아파트 단지 내 상가(5개 단지ㆍ25개 점포)의 평균 낙찰가율은 무려 184%에 달했다. 시행사의 한 관계자는 “횡단보도나 버스 정류장 위치 등 아주 미세한 변수에 따라 같은 상가건물 내 점포에서도 권리금이 붙거나 아니면 오히려 공실이 발생하기도 하는 게 상가 투자”라며 “수도권 신도시는 주변 상권이 어떤 식으로 형성될 지 예측이 불가능하고 비교 기준도 없어 적정 임대료를 산출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전매차익을 노린 투기 세력이 끼면서 가격이 과도한 수준까지 올랐다”고 지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가격 변동률부터 주변지역 시세까지 정보가 많고 대체로 큰 흐름이 있는 아파트와 달리, 상가는 입지 등 개별 요인에 따라 같은 건물 내에서도 가치가 천차만별”이라며 “5% 임대수익 등만 보고 쉽게 뛰어들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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