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김모씨 “간호장교가 채취해 와”
대통령 혈액 靑 외부 반출 의문 증폭
검찰 “최순실ㆍ안종범ㆍ정호성 일괄 기소”
우병우 전 수석엔 수사 전담팀 구성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단골 병원인 차움의원에서 최씨 이름으로 혈액검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안보 사항인 대통령의 건강 관리마저 청와대 통제를 벗어난 것이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차움의원에 대한 조사 결과 이같이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씨와 언니 최순득씨 전담 의사였던 김모씨는 이날 보건당국 조사에서 “2013년 9월 2일 청와대 간호장교가 채취해온 대통령 혈액을 검사하고 최씨 진료기록부에 ‘안가(검사)’라고 표기했다”고 진술했다. 왜 박 대통령이 주치의나 국군통합병원이 아닌 차움의원에, 최씨의 이름으로 혈액검사를 받았는지 의문이 증폭됐지만 복지부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가 대통령 자문의라고는 해도 대통령의 혈액이 외부 민간 의료기관으로 반출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김씨는 2012년부터 2014년 3월까지 최씨 자매의 이름으로 총 19차례 주사제를 처방해 대통령 취임 전에는 차움의원에서, 취임 이후에는 청와대에 갖고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주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정맥주사는 간호장교가, 피하주사는 직접 놨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있던 2014년 4월에는 ‘청’ ‘안가’로 표시된 주사제 처방은 없었다. 복지부는 김씨가 최씨 자매 이름으로 주사제를 조제 처방한 데 대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한편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최씨의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20일 전에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일괄기소할 방침이다. 또 직무유기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해 변호사 시절 수임 비리까지 살피는 전담팀을 꾸렸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전담팀이 최근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우 전 수석의 수임내역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자료 분석을 마친 뒤 최씨의 국정 농단을 사실상 묵인ㆍ방치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조만간 우 전 수석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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