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주재 간담회 1명 참석 굴욕
김무성·유승민 등 비상시국委 발족해
당내에 ‘또 하나의 당’ 만든 셈
정진석은 “저 좀 그만두게 해달라”
계파 별로 회의체를 별도 가동하는‘한 지붕 세 가족’ 체제가 계속되면서 새누리당 내홍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1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3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본인 거취에 대한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24명의 3선 의원 중 참석자는 안상수 의원 1명에 그치는 굴욕을 겪었다. 특히 친박 지도부에 같이 몸 담고 있는 조원진 최고위원도 불참해 친박계마저 등을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 대표도 점차 고립무원 처지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자신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광역단체장 출신 대선주자들을 고강도로 비판했다. 그는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선주자는 우리 당의 명예이자 자존심인데 네 사람의 지지율을 다 합쳐봐도 10%가 안 된다”며 “여론조사 지지율 10%를 넘기기 전에는 새누리당 대권주자라는 말도 꺼내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사람들이 이정현이 사퇴하라고 매일 페이스북에 올리더라”며 “젖먹이도 할 수 있는, 옹알이하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잘못하면 사퇴하라’는 건데 비전 제시는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도 5%에 불과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선 “앞으로 대통령 노력에 따라 회복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13일 당 해체를 선언한 비주류 진영은 친박 지도부의 버티기가 계속되자 이날 비상시국위원회를 발족, 사실상 당내에 ‘또 하나의 당’을 창당했다. 비상시국위에는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남경필ㆍ원희룡 지사, 오세훈 전 시장, 김문수 전 지사, 5선의 심재철ㆍ정병국, 4선의 김재경ㆍ나경원ㆍ주호영, 3선의 강석호 의원 등 총 12명이 대표 위원으로 참여했다. 비상시국위는 오는 16일 첫 회의를 열고 국정 수습 및 당 해체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불참 방침을 고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는 박명재 사무총장이 정 원내대표의 최고위 참석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러자 정 원내대표는 “저 좀 그만두게 해달라. 붙잡지 말라”고 거부했고, 박 총장이 재차 설득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최고위에 복귀해 문제 해결이 된다면 백 번, 천 번인들 왜 안 하겠냐.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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