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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까지 나선 CJ엔터테인먼트

입력
2016.11.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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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필름은 '국제시장'으로 1,426만 관객을 모았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JK필름은 '국제시장'으로 1,426만 관객을 모았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JK필름. 영화팬이라면 귀에 익은 영화사 이름이다. 1,000만 영화 ‘해운대’(2009)와 ‘국제시장’(2014)을 만들었고, 최근작 ‘히말라야’(2015)로 700만 관객을 모았다. JK라는 이니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윤제균 감독이 설립했다. ‘1번가의 기적’(2007)과 ‘하모니’(2009), ‘퀵’(2011), ‘댄싱퀸’(2012) 등을 만들며 국내 상업영화의 한 지형을 그려온 JK필름은 최근 CJ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됐다. 인수대금은 15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충무로에선 구문이라는 반응이다. 오래 전부터 인수설이 돌았기 때문이다. JK필름과 CJ엔터테인먼트의 오랜 협업 관계를 감안하면 둘의 물리적 결합이 미칠 파장은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JK필름이 CJ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나 다름없었으니 인수는 그저 형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CJ엔터테인먼트는 JK필름의 작품들을 꾸준히 투자배급하며 남다른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JK필름은 CJ엔터테인먼트에 첫 1,000만 영화(‘해운대’)를 선사하는 등 여러 흥행작으로 화답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애써 의미를 낮춰 평가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수상한 그녀’ 등을 해외 제작사랑 공동 제작할 때 제작사가 없어 애로가 많았는데 JK필름을 발판 삼아 장애를 넘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JK필름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을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요컨대 국내 시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CJ엔터테인먼트의 JK필름 인수는 되짚어 볼 만하다. CJ엔터테인먼트는 JK필름을 한 가족으로 만들면서 오랜 목표였던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제작과 투자, 배급에 이르는 영화 전반의 과정이 한 테두리 안에서 가능하게 됐다. CJ엔터테인먼트가 자체 제작사를 갖는 건 처음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사까지 거느리게 됐으니 투자배급사의 제작사 겸업은 보편화될 가능성이 크다. 2000년대 들어서 충무로 패권을 차지하게 된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가 영화 관련 주요 분야를 온전히 쥐락펴락하게 된 것이다.

당초 CJ엔터테인먼트는 ‘베를린’(2013) ‘베테랑’(2015) 등을 만든 영화사 외유내강(강혜정 대표는 류승완 감독의 부인)도 인수하려 했다. JK필름 인수를 단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한 방편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CJ엔터테인먼트의 지주회사인 CJ E&M은 최근 외주 방송프로그램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을 설립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연계성을 부인하나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한 영화사 대표는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들의 영화시장 독과점 현상이 극에 달했다는 표시”라고 평가했다. 자본력과 조직을 앞세운 투자배급사와 영세한 제작사 사이의 지배-종속 관계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제작사의 목소리가 더 작아지고 자본의 논리가 더 힘을 얻으리라는 전망이다. 문화상품인 영화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물어보나 마나 한 질문이다.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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