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 시즌 프로농구가 화끈하고 빠른 템포의 공격 농구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1라운드를 모두 소화하지 않은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팀 당 8~9경기를 치른 14일 현재 총 42경기에서 팀 당 평균 82.7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에 나온 78.8점보다 3.9점 상승했다. 속공 시도 또한 평균 5.9개로 3.8개에서 2.1개 늘었다.
가장 높은 평균 득점을 기록 중인 팀은 2위 서울 삼성으로 90.9점을 넣었다. 디펜딩 챔피언 고양 오리온은 89점, 서울 SK는 88.8점, 원주 동부는 87.9점, 안양 KGC인삼공사는 84.9점으로 10개 팀 중 5개 팀이 80점을 넘기는 공격 농구를 펼쳤다.
득점이 올라간 요인은 해결 능력과 속공 참여에 능한 장신 외국인 선수들의 합류다. 김일두 MBC SPORTS+ 해설위원은 15일 본보와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사령탑들이 달리는 농구를 선호한다”면서 “이에 맞춰 장신 외국인 선수들을 ‘정통 빅맨’이 아닌 뛸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해 경기 속도가 빨라지고 득점도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개인 득점 부문을 살펴보면 1위 SK 테리코 화이트(30.38점)부터 5위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22.44점)까지 모두 외국인 선수로 개인기를 갖췄고, 속공 참여도 역시 높다. 라틀리프는 골밑에서 묵직한 플레이를 하는 정통 센터이지만 속공 상황에서 상대 코트로 달려갈 때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로 질주한다.
또한 단신 외국인 선수들의 전력 분석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영향도 있다. 김일두 위원은 “새로 온 단신 용병들의 데이터가 없다 보니까 대처가 잘 안 된다”며 “오리온은 가드가 약점이었는데 오데리런 바셋이 지난 시즌에 활약했던 조 잭슨보다 더 잘하고, 팀 플레이도 잘한다”고 설명했다. KBL(한국농구연맹) 관계자 역시 “시즌 초반에는 외국인 선수를 파악하지 못해 평균 득점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토종 선수들의 활약도 반갑다. 국가대표 슈터 KGC인삼공사 이정현(29)이 평균 17.62점으로 국내 선수 부문 득점 1위(전체 11위)에 올랐고, 그의 동료 오세근(29)도 지긋지긋했던 부상을 떨쳐내며 15.5점을 기록 중이다. 고졸 2년차 포워드 KCC 송교창(20)은 1년 사이 눈부신 성장으로 지난 시즌 평균 1.5점에서 이번 시즌 12점을 넣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공격 농구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김일두 위원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서로의 약점을 물고 늘어질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이번 시즌 농구는 확실히 보는 재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KBL 관계자는 “득점력이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많아 지난 시즌보다는 평균 득점이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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