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수석고문에 스티브 배넌(62)을 발탁하자 민주당에서 ‘백악관에 백인우월주의자가 입성했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길거리 싸움꾼’이라고 평가 받는 강경 보수 성향의 배넌은 미국 사회를 대표하는 백악관 요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해리 리드(네바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테마를 가장 앞장서 팔고 다니는 사람 중 한 명을 수석 보좌관으로 임명하는 것을 보면 왜 백인 우월주의단체 큐클럭스클랜(KKK)이 트럼프를 자신들의 대변자로 보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넌은 '남부빈곤법률센터'가 규정한 바와 같이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선전기관으로 전락한 브레이브바트 뉴스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인물”이라며 “과거 법정 진술에서 가정폭력을 인정했고, 또 (전 부인의 증언을 보면) 그는 자신의 딸들이 유대인과 함께 학교에 다니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애덤 쉬프(캘리포니아), 세스 몰튼(매사추세트) 하원의원도 트럼프의 선택을 맹비난했다. 쉬프 의원은”배넌의 극우, 반(反)유대인, 여성혐오 시각은 백악관에는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몰튼 의원은 "트럼프가 (부패를) 다 없애버리겠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며 “인사이더를 비서실장에 고용하면서 백인우월주의자를 백악관에 함께 불러들였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초대 비서실장에 발탁된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장이 배넌을 두둔하고 나섰다. 프리버스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먼저, 이런 말(백인우월주의)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내가 수개월 동안 함께 일했는데 단 한 번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일부가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을 근거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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