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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가 환율조작국 지정하면…” 은근한 경고

입력
2016.11.1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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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양국관계 마비” 거론

시진핑, 트럼프와 “협력 강화” 통화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ㆍ신화통신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ㆍ신화통신

중국이 자국에 대한 통상ㆍ무역분야 강경조치를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전체적인 톤은 협력 강화를 바라는 쪽이지만 은연중에 구체적인 반격 카드도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4일 ‘트럼프가 진짜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선포할까’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미국 사회가 용납할 수 있고 미국의 국익에 가장 적합한 선택을 해왔다”면서 “트럼프 역시 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무역관계를 일방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양국의 무역전쟁과 관련한 시나리오가 많이 거론되지만 근거가 전혀 없거나 과장된 경우가 많아 일부 미국 매체들이 트럼프의 실수를 유도하기 위해 놓은 덫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가 대선 기간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대통령에 취임한 뒤엔 양국간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해 다른 길을 택할 것이란 기대를 담고 있다. 사설이 “양국관계는 어느 분야든 협력을 통해서만 윈윈할 수 있는 밀접한 관계”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환구시보는 그러나 트럼프가 자신의 공약을 일정 수준에서라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보복 시나리오를 꺼내들었다. 사설은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 올리고 중국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물린다면 중국은 반격을 가할 것이고 양국관계는 마비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설은 특히 “중국은 보잉사에 주문한 여객기를 에어버스에서 구매할 것이고 미국산 자동차와 아이폰의 중국 판매는 어려움을 겪게 되며 미국산 콩과 옥수수의 수입도 중지될 것”이라고 위협한 뒤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 제한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트럼프가 중미 간 무역관계를 훼손할 경우 무능하다는 비난과 함께 모든 결과를 떠안아야 한다”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중국과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이지 않은 이유를 사업가인 트럼프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화통화 여부를 놓고 양국 매체가 진실공방을 벌인지 하루만인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전했다. 시 주석은 “중미관계에서 협력만이 유일하게 옳은 선택”이라며 “교류ㆍ협력을 확대해 양국관계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중국은 위대하고 중요한 국가”라며 “시 주석과 함께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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