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신성장 분야인 자동차 전장(電裝ㆍ전기 전자 장치)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 인수 총액은 80억달러(약 9조3,760억원)에 이른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ㆍ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하만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인수 결정은 지난 달 27일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책임 경영에 나선 이 부회장이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주도한 첫 번째 M&A란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 평균 9%로 고속 성장 중인 커넥티드카(정보통신기술과 자동차를 연결해 쌍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한 차)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무선통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OTA) 솔루션 등 전장사업 분야의 글로벌 선두기업이다. 직전 12개월 기준 연 매출은 70억달러, 영업이익은 7억달러를 기록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삼성의 정보기술(IT), 모바일 기술력, 부품사업 역량 등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디네쉬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IT 기술이 자동차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분야를 고루 갖춘 기업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고객들에게 더욱 혁신적이고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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