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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후원해 준 ‘한국 엄마’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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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후원해 준 ‘한국 엄마’ 감사해요”

입력
2016.11.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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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후원자와 후원아동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송문수(오른쪽)씨와 무수미 보스씨가 지난 4일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서울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만나 활짝 웃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18년 전 후원자와 후원아동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송문수(오른쪽)씨와 무수미 보스씨가 지난 4일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서울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만나 활짝 웃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엄마를 만난 것처럼 너무 행복해요. 후원자님 덕분에 학교에 다닐 수 있었고 대학원까지 졸업했습니다.”

일곱 살 때부터 한국인 여성의 도움을 받아 어엿한 성인으로 자란 방글라데시인 무수미 보스(25ㆍ여)씨는 후원자 송문수(47ㆍ여)씨를 만나자마자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후원은 16년 동안 이어지다 보스씨가 성인이 된 3년 전 중단됐지만, 보스씨는 엄마와 다름없는 송씨를 만나러 한국으로 건너왔다.

14일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따르면 보스씨는 1998년부터 이 단체를 통해 송씨의 후원을 받았다. 그 해 결혼한 송씨는 남편과 빈곤에 시달리는 해외 아동을 후원하자고 약속했다. 그 때까지 아이가 없었던 송씨 부부에게 보스씨는 첫 후원아동이자 첫 딸이었다. 한때 남편의 실직으로 얼마 안 되는 후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적도 있었지만 그는 ‘아무리 어려워도 딸을 포기하는 엄마는 없다’는 생각에 후원을 중단하지 않았다. 특히 보스씨가 보내는 편지와 크리스마스 카드가 도착할 때면 “방글라데시에서 잘 크고 있는 큰딸에게 감사하다”며 뿌듯해했다

월드비전이 지난 4일 개최한 ‘후원감사의 밤’ 행사에 보스씨를 초청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극적으로 성사됐다. 송씨가 후원 소감을 발표하는 등 행사가 무르익을 즈음 보스씨는 깜짝 등장했다. 이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서로를 한눈에 알아봤다. 매년 후원카드를 통해서만 성장 과정을 지켜봐 온 딸은 어느덧 숙녀로 변해 있었다.

보스씨는 최근 방글라데시 국립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은행원을 꿈꾸고 있다. 송씨는 “무수미가 건강하게 커 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도움을 짐처럼 여길 수도 있지만 마음의 빚을 털어내고 따뜻한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송문수(오른쪽)씨와 무수미 보스씨가 지난 4일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서울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만나 서로를 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송문수(오른쪽)씨와 무수미 보스씨가 지난 4일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서울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만나 서로를 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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