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트라이아웃으로 뽑힌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파다르(맨 왼쪽)./사진=우리카드 위비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가장 큰 화두는 트라이아웃(외국인 선수 공개선발)이었다. 배구계에선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남자부는 올 시즌 처음 트라이아웃을 통해 외국인 선수들을 선발했다. 일부에선 트라이아웃으로 예전같이 화려한 배구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된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과거 선수들에 비해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시즌이 개막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트라이아웃의 부작용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눈에 띈다.
최근 본지와 만난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외국인 의존도가 낮아졌다'거나 '몰빵 배구가 없어졌다'고 보는 건 아니다. 전술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팀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구단들이 생각의 외연을 넓히고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다양한 시도들을 한다는 것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내 선수들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며 "그들에게 역할을 주고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트라이아웃은 리그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KOVO가 트라이아웃을 도입한 이유 중에는 비용 절감도 있다. 이 관계자는 "그 동안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해 과도한 지출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100만 불 이상 받았던 선수들이 브라질 등 해외 리그에선 50만~60만 불에 계약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몬, 오레올 등이 그랬다"며 "결과적으로 우리끼리 경쟁하다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만 높인 격이 되지 않았나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준 높은 리그로 통하는 이탈리아 리그의 지난해 연봉왕은 40만 유로를 받았다. 러시아 리그에서도 선수에게 100만 유로 이상 줄 수 있는 구단은 1~2개 팀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 터키도 마찬가지다"며 "축구, 야구, 농구 등과 달리 배구에는 세계적인 빅마켓이 없다. 우리가 지불해왔던 연봉이 과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몸값 거품이 빠졌다. 내년엔 같은 돈으로 더 좋은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원석을 잘 발견해 보석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국내 들어와서 완성형으로 키워지는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구단, 감독 입장에서도 트라이아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13일 만난 우리카드 관계자는 "과거엔 부자 구단들이 많은 지출로 좋은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와 상위권을 독식했다. 지금은 변수가 많아졌다. 아울러 외국인 선수 영입 비용도 확실히 줄었다"며 "국내 선수들은 뛸 기회가 늘었고 감독 입장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러 해외에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시간, 비용 모두 절약됐다"고 트라이아웃의 효과에 대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진 트라이아웃의 부정적 효과가 딱히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영철(52) 한국전력 감독 역시 트라이아웃에 대해 "국내 선수들의 활용이 중요해졌다"며 긍정적인 부분을 언급했다.
V리그는 시즌 초반부터 혼전 양상이다. 13일 현재 남자부의 경우 1~5위 팀 승점 차가 7점에 불과하다. 독주 팀과 괴물 용병이 사라지고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무명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국내 선수들간 경쟁을 통해 스타가 탄생되는 선순환 구조의 토양이 마련된 셈이다.
물론 트라이아웃의 효과를 긍정적으로만 단정하긴 이르다. 이제 2라운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보다 국내 선수가 돋보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구단의 과도한 지출도 줄이게 한 KOVO의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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