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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전국위 위원장 놓고 샌더스파-클린턴 세력 충돌 조짐

입력
2016.11.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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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엘리슨, 기성정치권과 억만장자에 맞설 적임자”

지난 2일 미시간주 칼라마주에서 클린턴 지원 유세를 벌이는 버니 샌더스. 미시간주=AP 연합뉴스
지난 2일 미시간주 칼라마주에서 클린턴 지원 유세를 벌이는 버니 샌더스. 미시간주=AP 연합뉴스

미 대통령선거와 연방 상ㆍ하원 의원선거에서 전패한 민주당에서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위원장 선출을 놓고 샌더스파와 클린턴 세력이 대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전국위 위원장 자리는 지난 7월 대선후보 선출 당시 데비 와서만 슐츠 위원장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을 위해 ‘편파적 활동’을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격 해임된 후 지금까지 비어 있다. 전국위 위원장은 대선과 상ㆍ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취할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주도하며 정치자금 모금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막중한 자리다.

13일(이하 현지시간) CNN과 CNBC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당초 키스 엘리슨(미네소타) 하원의원이 전국위 위원장을 맡아 전열 재정비를 이끌 것으로 점쳐졌다. 의회진보모임(CPC) 의장인 엘리슨 하원의원은 대선경선 때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지지한 진보 성향의 인물이다.

하지만 대선 경선주자였던 마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와토머스 페레즈 노동장관, 전직 전국위 위원장인 하워드 딘 등도 위원장 직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오맬린 전 주지사나 페레즈 노동장관은 클린턴의 부통령후보 물망에 올랐던 클린턴 세력이다. 하워드 딘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DNC 위원장을 맡았던 인물로 지난 대선 기간에 샌더스의 선거운동을 ‘포퓰리즘’으로 비판해 왔다.

미 언론들은 새 DNC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아웃사이더’와 ‘기성 정치권’의 대립이 재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클린턴 세력’과 ‘샌더스 세력’이 반목하며 민주당이 내홍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샌더스도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 10일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엘리슨 의원이 기성 정치권과 억만장자들에 맞설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딘 전 DNC 위원장이 다시 DNC 위원장 자리에 도전하겠다고 밝히면서 “50개 주 모두에 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샌더스의 강성 진보 성향을 에둘러 비판했지만, 샌더스 의원 지지 단체인 ‘피플 포 버니’의 설립자 찰스 렌치너는 “실패한 지도부의 대리인은 당을 통합시킬 수 없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맞불을 놨다.

특히 지금까지 DNC 위원장 자리에 도전한다고 알려진 인물들 중 민주당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없어 내홍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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