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순실의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수십ㆍ수백 억 원을 출연한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24일부터 이틀에 걸쳐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7명의 총수 가운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4명을 소환해 1차 조사를 마쳤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기업 총수들의 소환은 박근혜 대통령의 조사를 앞둔 최종 수순인 셈이다. 조사의 핵심은 기업들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총 774억 원을 출연하는 과정에 박 대통령이 얼마나 개입했느냐다. 이로써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 모금에 대해 ‘재계가 자발적으로 설립해 출연에 참여했다’는 박 대통령 주장의 타당성을 가리게 될 것이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이 설립되기 직전인 지난해 7월24일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과의 청와대 오찬 및 독대는 시점 상 대통령이 기업 출연을 본격 요청하는 자리였을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은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 주장과 함께 “문화체육 활성화 차원에서 재계와 협의해왔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말하는 ‘협의’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는 것이 검찰 수사의 1차적 과제다.
아울러 재계 총수들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개별 기업의 ‘민원’을 들이밀었을 개연성도 크다. 그 경우 출연은 대가성을 띠어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한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미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대기업 모금을 박 대통령이 세세하게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적극적 수사를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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