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 중이다. 산지 가격이 80㎏ 1가마 기준 13만원대를 밑돌면서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 정곡 기준 3만2,337원으로 지난달 25일(3만2,407원)보다 0.2% 하락했다. 이를 80㎏ 기준으로 환산하면 12만9,348원인데, 지난달(12만9,628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심리적 마지노선인 13만원대을 밑돌았다. 이 같은 쌀 가격은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산지 쌀값이 하락하면 정부의 직불금 부담도 눈덩이처럼 증가한다. 정부는 토지 면적에 따라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고정직불금(1ha당 100만원) 외에, 수확기 쌀값이 낮을 때 보전해 주는 변동직불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목표 가격과 수확기 쌀 가격 차이의 85%를 변동직불금으로 보전해 주는데, 현재 목표가격이 18만8,000원이어서 당초 정부가 변동직불금 예산으로 잡아 둔 9,777억원을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변동직불금 규모가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보조총액한도인 1조4,900억원을 넘어서는 초유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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