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수습 ‘3가지 시나리오’ 압축
“지도부, 계파색 엷은 인사로”
친박계도 활동 재개 반격 채비
‘최순실 게이트’ 책임을 물어 이정현 대표 등 친박 일색의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새누리당 비박계 중진 의원들이 당 수습 방안을 3가지 시나리오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를 당내ㆍ외의 비박계 또는 계파색이 엷은 인사로 교체해 박근혜 대통령 색채를 지우는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해야만 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10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박계 3선 이상 ‘구당모임’ 소속 김성태 나경원 정병국 의원 등 10여명은 8일 회동을 하고 사태 수습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 강창희ㆍ김형오 전 국회의장 가운데 한 명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고,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를 비대위원으로 임명하는 안 ▦김무성 전 대표 또는 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안 등 3가지로 수습 방안이 압축됐다.
구당모임 중진 의원들은 9일 비박계 초재선 모임인 ‘최순실 사태 진상 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모임(진정모)’과 연석회의에서도 이 같은 구상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연석회의에선 당장은 당 지도부 사퇴의 당위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대안을 논의하는 단계에서 3가지 가운데 하나를 채택하기로 했다.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친박계는 이날 활동을 재개하고 반격 채비에 나섰다. 친박계 재선 의원 8명(이장우 이우현 박맹우 이헌승 김명연 김태흠 박덕흠 이채익)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박맹우 의원실에 모여 당 수습안을 논의했다. 김태흠 의원은 모임 직후 기자들을 만나 “비박들은 당내 갈등을 조장하는 행동을 하지 마라. 당 수습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의원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가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으니 지켜보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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