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도 거리로 나와 "트럼프 안돼"… 백악관 앞에서는 촛불시위
레이디가가 등 클린턴 지지 연예인도 시위 동참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공화당)가 당선된 데 불만을 표시하는 시위가 미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9일(현지시간) 새벽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 펜실베이니아 주와 캘리포니아 주, 오리건 주, 워싱턴 주 등에서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인근에서는 500여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트럼프의 당선에 저항했다.
일부 시위자는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은 아니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와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등에서도 소규모 형태의 반발 시위가 전개됐다.
오클랜드에서는 100명이 넘는 시민이 거리로 몰려 나와 트럼프의 모형을 불태우는 등 과격한 모습을 보였다.
캘리포니아 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성향이 강하며,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승리했다.
캘리포니아 주 북쪽에 있는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에서도 300여명이 시내 중심으로 나와 선거 결과에 반발했다.
이 시위로 시내 중심가의 교통이 통제되고 기차 운행이 지연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도로 한가운데 주저앉아 버렸고, 미국 깃발을 불태우는 시위자도 목격됐다.
워싱턴 주의 시애틀에서는 100명가량의 시위대가 국회의사당 인근에 모여 길을 가로막고 쓰레기통을 불태우기도 했다.
뉴욕과 시카고에 있는 트럼프 빌딩 앞에는 각각 수천명이 모여 트럼프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는 시민들이 고속도로를 가로막고 시위했으며, 워싱턴DC 소재 아메리칸 대학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이 성조기를 불태웠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는 피츠버그대 학생 수백명이 거리를 행진하며 선거 결과에 반발했다.
이 대학의 학생들이 만드는 신문인 '피트 뉴스'는 이날 오후에 트럼프 대통령을 막기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에서도 이민자들이 백악관 근처에서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는 플랫카드를 앞세우고 시위했다.
저녁에는 백악관 앞에 클린턴 지지자 2천600여명이 모여 "넌 혼자가 이나야"라고 외치며 슬픔을 함께 나누는 촛불 시위를 했다.
고등학생들도 거리로 나왔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오클랜드·버클리·새너제이, 워싱턴 시애틀, 아이오와 디모인, 애리조나 피닉스 등에서는 고등학생 수백∼수천명이 교사들과 함께 도심에서 트럼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소셜미디어에도 트럼프에 반대하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쏟아졌다.
지금까지 트위터에 '내 대통령이 아니다'(#NotMyPresident)를 단 트윗이 49만건, '아직 그녀와 함께'(#ImStillWithHer/#StillWithHer)를 단 트윗은 14만건 넘게 올라왔다.
특히 클린턴 득표율이 우세했던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캘리포니아와 탈퇴(exit)의 합성어 '칼렉시트'(#Calexit)을 해시태그로 달기도 했다.
클린턴을 지지했던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도 시위 행렬에 동참하거나 소셜미디어로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팝스타 레이디가가는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 앞에서 '사랑이 증오를 이긴다'(Love trumps hate)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레이디가가는 인스타그램에 시위 사진을 올리면서 "친절하고 사랑이 증오를 이기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그(트럼프)는 함부로 우리를 분열시켰다"고 썼다.
대선 레이스 기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목성으로 이사하겠다고 밝힌 가수 셰어도 "세상은 절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젊은이들을 생각하면 슬프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클린턴 유세에서 여러 번 공연한 가수 케이티 페리는 트위터를 통해 "가만히 앉아있거나 울지만 말고 움직이자. 우리나라는 증오가 이끌 나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돈나는 "새로운 불이 붙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해리포터를 쓴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은 팔로워들에게 "인종차별, 여성혐오, 증오에 도전하자"고 트위터로 목소리를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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