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보호무역주의 큰 타격 불가피”
“아웃사이더가 미국 경제를 이끌게 됐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 한국은 보호무역주의의 큰 타격을 입는 나라가 될 겁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10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이 무역정책을 제외하고는 미국과 세계경제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미국 새 행정부의 경제와 안보정책’ 강연회에서 “트럼프의 공급 위주 경제정책이 미국과 세계 경제를 부양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손 교수는 “인프라 건설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공약만 해도 (관련 수출을 하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법인세 대폭 인하 공약 역시 해외에 있는 미국 기업의 돈을 자국 내로 유입시켜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 교수는 “재정적자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를 수 있다”며 “앞서 공급 위주 경제정책을 편 영국 마거릿 대처 수상 때나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나타났던 부작용을 철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교수는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선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공약대로 중국 등 다른 나라 제품에 고관세를 부여할 경우 “세계무역성장률이 2017년 0.3% 역성장하고, 2018년(-2.4%)과 2019년(-2.1%)에는 그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 교수는 한국이 그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소규모 개방국가인데다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2%인 한국의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자동차, 정보기술(IT) 업종의 충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손 교수는 2006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최고 이코노미스트 1위에 오른 경제 전문가로, 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 부행장과 백악관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선임 경제학자 등을 지냈다.
한편 손 교수에 앞서 강연을 한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수석부소장은 트럼프에 대해 “모든 문제를 거래로 생각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전 세계를 상대로 거래를 하며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후보 시절 중국이 김정은을 암살하면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반대로 김정은과 햄버거를 나눠 먹으며 (북핵 해결과 관련한)거래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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