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커넥티드카(정보통신 기술과 자동차를 연결시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게 한 차)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첫 글로벌 빅데이터센터를 중국에 세운다. 미래 자율주행차와 4차 산업혁명 등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에 있어 중국보다 유리한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현대차는 8일(현지시간)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구인안신구에서 구이저우성 정부와 현대차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략 합작 협의서’(MOU)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서울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구이안신구는 지난해 중국의 빅데이터 종합시범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중국의 주요 이동통신사와 IBM, 인텔, 바이두 등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 중 입주는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구이안신구에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한 뒤 내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차량 이용 습관과 교통 정보 등 데이터를 수집한 뒤 마케팅은 물론 중국 맞춤형 커넥티드카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인근 글로벌 IT기업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 현지에서 우수 IT 인재들도 직접 채용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구이저우성이 빅데이터를 새로운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삼으면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협력으로 미래차 개발을 가속화해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빅데이터센터 설립으로 정 부회장의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4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의 척 로빈스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커넥티드카에 필요한 차량 네트워크와 보안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협의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정 부회장 주도로 커넥티드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대회인 ‘해커톤’행사를 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구이저우성의 한 호텔에서 로빈스 CEO와 함께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협의서’(MOU)도 체결, 양사의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커넥티드카의 핵심 플랫폼 기술인 차량용 운영 체제(OS) 개발에도 착수했다.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로 명명된 현대ㆍ기아차의 독자적인 커넥티드 카 운영 체제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구현에 최적화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방대한 데이터도 신속하게 가공ㆍ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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