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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낙마’ 김병준 후보자, “지명 철회 아니다” 사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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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낙마’ 김병준 후보자, “지명 철회 아니다” 사퇴 거부

입력
2016.11.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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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지명 철회로 보지 않아”

국회 인선 때까지 자리 유지 의사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8일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8일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여야 합의로 국무총리를 추천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김병준 총리 후보자가 지명 엿새 만에 사실상 낙마하게 됐다. 김 후보자는 그러나 국회가 새 총리를 추천하기 전까지는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회를 방문해 총리 추천을 요청하는 동안 김 후보자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의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국민대에서 강의를 가졌다. 김 후보자는 수업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퇴할 이유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다만 대통령의 제안과 관련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이야기겠다”고 했고,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 여부에 대해서도 “지명 받은 요 며칠 사이 청와대와 진퇴 문제에 관한 한 이야기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김 후보자는 이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국가 혼란 시기에 ‘작은 화로가 되겠다’는 신념에서 조건과 상황이 변한 게 없다”면서 “(대통령의 요청이) 지명철회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요청이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전제로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김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명시적인 지명철회 언급이나 연락이 없었다면서 내정자 신분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지명 철회 여부를 두고 혼선이 일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지명철회는 아니다”며 “국회 추천 후보가 나오면 그것으로 다 정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 총리 인선이 국회로 넘어간 마당에 김 후보자가 계속 사퇴를 거부하는 것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국회가 새 총리를 추천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김 후보자 카드를 남겨둔 것이 해석이 나오지만, 김 후보자가 청와대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한 데 대해 반발하는 것이란 관측도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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