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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을 지키자” 극우 유언비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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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을 지키자” 극우 유언비어 확산

입력
2016.11.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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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의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까지 급강하한 가운데,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우익 성향의 유언비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진위 여부를 파악할 수 없거나 명백히 사실이 아닌 내용까지도 선동적인 표현과 함께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및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을 타고 확산되고 있는 것.

선거철마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급속 유포하는 것과 비슷한 형식의 이들 유언비어는 주로 보수 성향을 띠고 있으나 최근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지지층에서 대거 이탈한 장ㆍ노년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을 대통령이 임의로 사인에게 맡긴 것인데도, “순진하고 착한 박근혜 대통령 각하”,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야 합니다” 등 박 대통령을 최순실에게 이용 당한 피해자로 묘사해 동정심을 자극하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조선 노동당에 의해 남한 군대 통수권이 이양될 것” “최순실 게이트는 모두 종북 좌파의 기획물이며, 이번 사건으로 앞으로 3년 동안 연방제 통일이 될 것” 등 야권과 북한을 연계한 황당 괴담을 퍼뜨리는 것도 주요 내용 중 하나다.

두 가지 다 이미 지지율 1%(11월 첫째 주 갤럽 조사, 20~30대 지지율 1%)에 불과한 청년층은 설득 당할 리 만무한 내용이지만, 애초에 박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가졌고 북한의 안보 위협에 민감한 장노년층은 이 같은 유언비어만으로도 일부 돌아설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한 네티즌이 우익 성향의 유언비어가 담긴 카카오톡 내용이 유포되고 있는 정황을 게시했다.
한 네티즌이 우익 성향의 유언비어가 담긴 카카오톡 내용이 유포되고 있는 정황을 게시했다.
한 네티즌이 트위터로 지난 5일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5만원을 받았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
한 네티즌이 트위터로 지난 5일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5만원을 받았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

이미 JTBC를 통해 이른바 ‘최순실 사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청와대가 극우 여론을 형성하려고 시도했던 정황이 포착된 가운에 이 같은 극우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지난 7일 청와대 뉴미디어정책실의 카카오톡 대화창에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글이 실시간 보고되었고, 이런 글을 SNS에 퍼 나르라는 조직적인 지시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뉴미디어실은 카카오톡 대화창을 통해 각종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글을 실시간으로 보고했고, 이를 SNS상에 유포시키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청와대 뉴미디어실은 카카오톡 대화창을 통해 각종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글을 실시간으로 보고했고, 이를 SNS상에 유포시키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특히 북한 관련 글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글, 야당을 비하하는 은어가 사용된 글 등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인기 게시물이 다수 보고됐다는 점이 확인되어 비판 여론이 거세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3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제기되었던 일베와 국정원의 커넥션 의혹까지 재조명되며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민주주의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소통 수단인 SNS를 오염시키고, 이를 이용해 정치 세력이 이권을 챙기는 것은 굉장히 반사회적인 행동”이라며 “SNS가 정파성을 띤 사람들의 선전, 선동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전자 민주주의를 허상으로 만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언론에 대한 불신 탓에 시민들이 올바른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깨어있는 시민 의식을 갖고 정확한 정보를 소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유경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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