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당의 분열을 막아 대통령을 지킬 수 있는 이정현 대표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며 사퇴를 거부한 이 대표를 압박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어제 사퇴 거부를 선언한 이후 많은 의원들을 만났다. 공공연하게 분당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만일 당이 분열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막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파도에 부서진 난파선 선장을 자임했다. 그 선장이 ‘이 배는 내 배다. 내 사람들만 이 배를 지킬 수 있다’고 고집한다면 그 배에 있는 어느 누가 노를 함께 저으며 풍랑을 헤쳐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그 주변은 우 수석이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고 믿었다”며 “그러나 검찰 수사를 위세로 가로막은 우 수석은 대통령을 지켜준 게 아니라 험지로 밀어 넣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검찰은 석 달 가까이 우 수석의 위세에 눌려 비루먹은 강아지처럼 눈치만 봤다”며 “이제는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대통령 주변을 파헤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이고, 민심은 언제라도 성난 파도로 돌변해 배를 전복시킬 수 있다”며 “이 성난 파도를 잠재우기 위해서 대통령과 우리 당은 민심 앞에 겸허히 머리를 숙여야 한다. 우리 당이 새로 태어나기 위해,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은 성난 민심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예의”라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는 하태경 의원의 발언에 정 원내대표가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정현 대표 참모인 염동열 수석대변인과 비박계 하태경 의원이 고성을 주고 받는 등 친박ㆍ비박이 또다시 충돌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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