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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융자 부활… ‘묻지마 투자’ 틈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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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융자 부활… ‘묻지마 투자’ 틈 없을까

입력
2016.11.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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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 실패하면 30%는 꼭 갚아야

성공불융자 때보다 민간기업 책임 강화

업계 반색… “여전히 부실 가능성” 지적도

정부가 해외자원개발을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내년부터 부활시키기로 한 특별융자 예산이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 심사에 들어갔다. 자원 확보를 위한 필수 조치라며 반기는 목소리와 ‘묻지마 투자’와 대규모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제도를 다시 들고 나온 데 대한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년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 예산 1,400억원이 지난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통과했다. 1,400억원 중 1,311억900만원은 국내외 유전 개발에, 나머지 88억9,100만원은 해외 광물자원 개발에 각각 편성됐다.

정부는 이번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가 이른바 성공불융자라고 불린 과거 해외자원개발 융자와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거엔 사업에 실패하면 융자금을 안 갚아도 됐지만, 내년부턴 실패하더라도 30%는 꼭 갚아야 한다. 감면 비율을 과거 100%에서 70%로 줄였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성공불융자 예산이 ‘0’으로 충분히 불이익을 받은 다음 새출발을 하는 것”이라며 “마침 유가도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중이라 기업들도 자원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도입된 성공불융자는 민간기업이 고위험 해외자원개발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정부가 자금을 빌려주되, 회사 책임이 아닌 이유로 실패하면 융자금을 감면해주고 성공하면 원리금에 부담금을 얹어 반환하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회수액이 지원 금액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눈먼 돈’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이에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업계에선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를 반기고 있다. 일본과 중국, 미국 등은 향후 유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최근 자원개발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에서도 융자제도 부활이 위축됐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응규 LG상사 석유사업부 상무는 “이미 사업 경험이 있는 지역 주변을 추가 개발하는 방식으로 성공률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덕적 해이를 막고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자원 매장량을 부풀려 지원을 받거나 융자금을 감면받기 위해 실패 요인을 허위로 제출하는 등의 부실을 걸러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석유공사와 경남기업의 자원외교 비리 수사 과정에선 경남기업이 성공불융자로 빌린 나랏돈 300억여원의 상당 부분을 빼돌려 비자금 조성 등에 쓴 정황이 포착됐다.

학자들은 굳이 올해 예산을 삭감할 이유가 없었다고 질책했다. 부실을 막도록 제도를 개선했어야 했는데 아예 명맥을 끊어 투자의 연속성만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감면 비율을 다소 줄인 게 책임성 강화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라는 견해가 많았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그 동안의 해외자원개발의 가장 큰 문제는 장기적 안목 없이 정치적으로 좌우됐다는 것”이라며 “자원개발은 에너지 안보든 수익 창출이든 목적에 맞게 안정적으로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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