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모술 지하에 벌집처럼 퍼진 땅굴을 은신처로 도시 전역에서 게릴라 전을 펼치면서 이라크 정부군의 모술 탈환 작전이 최대 고비를 맞았다. 땅굴에 숨은 IS전투원들이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모술 시내에 진입한 이라크 정부군이 완전 진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라크 정부군 대테러부대(CTS)의 팔라 알 오바이디 대령은 6일(현지시간) “지금까지 모술 탈환 작전의 최대 장애물을 IS의 자살공격이나 인간방패로 여겼다”면서 “하지만 IS의 땅굴을 이용한 게릴라 공격은 이보다 훨씬 더 최악이다”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WP에 따르면 IS는 전력의 열세를 메우는데 땅굴을 이용한 게릴라 작전을 활용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군 관계자는 “IS 전투원들이 모술 시내에 운집한 건물들 사이에 파놓은 땅굴을 통해 이라크 정부군의 사각에서 로켓포 공격으로 급습하고 땅속으로 감쪽같이 사라지는 전법을 쓰고 있다”며 “이라크 정부군의 피해만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IS는 미군의 공중폭격과 미사일 공격, 무인기(드론) 정찰 등을 피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땅굴을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술 지하 땅굴은 수천 년 전 기독교인들이 로마 군대의 박해를 피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땅굴을 천연 요새로 재활용, 식량과 무기 저장소 및 주요 이동 통로로 사용하고 있다. IS는 모술 주민을 동원해 새로운 땅굴을 개척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모술 지하 땅굴 숫자는 정확히 집계하기가 힘들지만 가장 긴 땅굴은 최소 약 1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과 이라크 정부군은 땅굴 속에 있는 IS 전투원들을 일망타진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군과 이라크 정부군은 인공위성이나 굴착기를 이용해 땅굴 탐지에 나서고 있지만 IS가 부비트랩을 설치하는 바람에 난관에 부닥쳐 있다. 이라크 정부군 관계자는 “IS의 땅굴은 사실상 난공불락의 요새”라며 “모술에서는 지상과 지하 두 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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