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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정호성 통화 어떤 말 오갔나…국정농단 수사에 결정적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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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정호성 통화 어떤 말 오갔나…국정농단 수사에 결정적 변수로

입력
2016.1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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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崔씨 사이에서

국정현안 메신저 역할한 듯

崔가 일방적 하대했으면

국정개입 혐의 더 확실해져

비선실세와 그는 어떤 ‘비밀 대화’를 나눴던 것일까. 정호성(47ㆍ구속)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폰에 저장된 최순실(60ㆍ구속)씨의 육성 녹음 파일을 검찰이 확보함에 따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최씨의 국정농단 행태가 낱낱이 드러날 가능성이 커 이번 수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이 해당 녹음 파일들을 주목하는 까닭은 먼저 최씨와 청와대의 ‘핫 라인’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입증하는 물증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상 대화는 최씨와 정 전 비서관 중에서 누가 더 ‘우월한’ 위치에 있었는지를 가늠해 보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이재만ㆍ안봉근 전 비서관과 함께 현 정권의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렸던 정 전 비서관을 민간인일 뿐인 최씨가 마치 아랫사람 부리듯 하대하는 상황이 담겨 있다면, 최씨를 ‘또 하나의 대통령’으로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박 대통령이 “최씨 도움을 받은 게 사실”이라고 인정한 상황에서, 최씨가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고 정 전 비서관은 이를 따르는 형식이라면 최씨의 국정개입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두 사람 간 대화의 주제다. 우선 최씨에게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 청와대에서 생산된 각종 대외비 문건을 넘겨준 혐의로 정 전 비서관이 구속됐다는 점에서 청와대 자료를 요구하거나 보냈다고 통보하는 내용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어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한 최씨의 의견이나 입장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한 통화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전 비서관이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박 대통령의 의사를 최씨에게 전한 쪽인지, 최씨의 의중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쪽인지가 관심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관심사업이자 최씨가 주도한 미르ㆍK스포츠재단 관련 사항이 문제의 녹음파일을 통해 드러날 것인지에 주목된다. 지금까지 두 재단에 가장 깊숙이 관여한 청와대 인사는 안종범(57ㆍ구속) 전 정책조정수석이지만, 그는 “맹세코 최씨는 모르는 사람이며, 직접 연락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현식 전 K스포츠 사무총장 등은 “최씨가 ‘안 선생한테 연락이 올 것’이라고 말하면, 곧이어 안 전 수석한테서 전화가 왔다”고 증언하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이 최씨와 안 전 수석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신중한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국무회의 관련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고, 미르ㆍK스포츠 기금 모금 관련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 전 비서관이 최씨와의 대화를 녹음한 이유, 통화 녹음 파일이 저장된 휴대폰이 더 있는지 등은 확인할 방침”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정 전 비서관의 휴대폰에선 박 대통령과의 통화 녹음 파일도 발견됐다. 검찰은 “대통령이 업무 지시를 하면 ‘네 알겠습니다’ 하는 정도로, 유의미한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지시사항을 더 정확히 이행하기 위해 녹음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 진행에 따라 박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잠재적 뇌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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