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와 안전문화 협약
인천공장 인근 주민에 응급 교육
전통시장에선 심폐소생술 가르쳐
지역밀착 환경개선 사업도 열심
“애니가 숨을 쉬지 않아요. 제일 먼저 뭘 해야 할까요?”
지난달 26일 인천 동구 만석초등학교.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이 6학년 학생 90여명에게 심폐소생술을 교육하고 있었다. 심폐소생술 교육용 인형 ‘애니’ 앞에 선 초등학생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의식이 있는지 살펴봐야 해요”, “119에 전화해서 여기가 어딘지 장소를 알려줘야 해요” 등 곳곳에서 학생들의 대답이 쏟아졌다.
애니에게 흉부 압박법을 실습 해보는 기회가 주어지자 서로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던 학생들은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의 상세한 설명을 들은 후 차례로 애니의 가슴에 손을 얹고 압박하기 시작했다. 유형기 만석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운 것도, 교육용 인형 ‘애니’를 접한 것도 처음이었는데, 모두들 신기해하면서도 진지하게 참여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6학년 학생들뿐 아니라 다른 학년 학생들에게도 실시하고 싶을 정도로 내용이 알찼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7월 국민안전처와 ‘안전문화 사회공헌활동’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사회의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안전문화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전문성을 활용해 안전문화를 효율적으로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민간 기업과 정부기관이 힘을 모아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활동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방재센터와 부속의원 등 사내 안전보건 인프라를 활용해 인천공장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소방 및 응급치료 교육, 의료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만석초등학교에서 실시한 ‘안전문화 사회공헌활동’엔 심폐소생술 교육 외에 소화기 사용법 교육도 포함됐다.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은 학생들과 함께 가상의 화재 상황을 설정한 뒤 불이 난 곳에 직접 소화액을 분사해보는 실습을 했다. 교육 후 두산인프라코어는 학생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투척용 소화기 15대를 학교에 기증했다. 교육을 진행한 두산인프라코어 환경보건안전(EHS)팀의 하주현 과장은 “아이들이 응급상황에 대한 이론적 내용을 생각보다 잘 알고 있어서 놀랐다”며 “심폐소생술 실습 교육에도 금세 적응해 어른들 못지 않게 익숙하게 해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겨울철 화재 발생 위험이 높은 전통시장에서도 ‘안전문화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인천 동구청과 중소기업청이 후원한 ‘송현시장 쇼핑관광축제’에 참여해 심폐소생술ㆍ소화기 사용법을 교육하고, 혈압 측정과 금연상담 등 지역주민 의료서비스 활동을 지원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마련한 행사장엔 시장 상인과 지역 주민 등 300여 명이 다녀갔다. 송현시장의 한 상인은 “소화기 잡는 법도 몰랐는데 직접 실습도 해보고 응급처치 방법까지 배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행사를 마치고 시장 상인들이 감사패를 만들어 줄 정도였다”며 “작은 나눔 활동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큰 기쁨을 드린 것 같아 보람찬 활동이었다”고 말했다.
인천 만석초등학교와 송현시장이 인접한 인천 화수동에 1937년 한국 최초의 대단위 기계공장을 세우며 사업을 시작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국민안전처로부터 ‘공간안전인증’을 획득했다. 2014,15년 2년 연속 ‘대한민국 안전대상’을 수상하는 등 ‘안전’ 관련 전문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윤상 두산인프라코어 EHS팀장은 “지역사회뿐 아니라 협력사에게도 안전보건 전문 기술지도, 화학물질 취급주의사항 교육, 위험성평가 교육 등을 실시해 안전문화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 어린이집과 인근 주민센터에서 건강관리 교육과 상담, 의료 지원서비스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은 ‘행복공간 만들기’를 주제로 한 지역밀착형 환경개선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인천공장 인근 화수부두마을 80가구를 대상으로 집수리 사업을 시작했다. 임직원들의 자원봉사로 도배와 장판 공사, 변기와 세면대 교체, 바닥 공사 등 가구별로 수리가 필요한 부분을 맞춤형으로 지원했다. 15개월 동안 임직원 280여 명이 총 11회에 걸쳐 화수부두마을의 집수리와 환경미화 활동에 참여했다. 기술직 자원봉사자들은 재능기부로 노후된 전기 시설을 교체해주기도 했다. 개별 가정의 집수리와 함께 마을 공동 시설인 노인정과 방재함의 수리ㆍ보수 활도 진행했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한 직원은 “평소 크게 관심을 갖지 못했던 지역 주민들의 삶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된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자원봉사 참가자는 “고령인구가 많은 화수부두마을 특성상 우리 직원들의 작은 손길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의식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박성권 두산인프라코어 전무는 “안전문화 전파와 행복공간 만들기 사업은 회사와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 발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지난 80년간 함께 해 온 지역 주민들과 공존하는 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은 집수리 봉사활동 외에도 사업장 인근 환경미화, 김장 나눔, 명절맞이 쌀 나눔, 연탄 나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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