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골퍼’ 홍진주(33ㆍ대방건설)가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년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무대 정상에 올랐다.
홍진주는 6일 경기 용인 88CC(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팬텀 클래식 with YTN 최종일에 3차례 연장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허윤경(26ㆍSBI 저축은행), 장수연(22ㆍ롯데)과 3라운드 합계 6언더파 210타로 연장전에 나선 홍진주는 18번홀(파5)에서 치른 세번째 연장전에서 혼자 파를 지켜 보기를 적어낸 두 선수를 제쳤다.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추가하는데 1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그 사이 홍진주는 결혼도 했고 세살 난 아들의 엄마가 됐지만 2006년 9월 SK엔크린 솔룩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우승도 극적이었다. 허윤경과 함께 공동 선두로 출발해 우승에 성큼 다가섰으나 15번홀까지 2타를 잃고 우승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16번홀(파4)에서 이날 첫 버디에 성공한 뒤 17번홀(파4)에서도 연속해서 버디를 낚아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허윤경이 이븐파로 주춤한 사이 장수연이 2타를 줄이며 세 선수가 6언더파 210타로 동률을 이루며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1,2차 연장에서는 모두 파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3차 연장에서 장수연과 허윤경이 보기에 그쳤지만 홍진주는 마지막 파 퍼팅을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또 다른 주부골퍼 허윤경은 3차 연장에서 1m 안쪽의 비교적 쉬운 파 퍼팅을 놓치면서 우승 기회를 날렸다.
이날 홍진주의 우승으로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안시현(32ㆍ골든블루)에 이어 KLPGA 투어에 두 명 밖에 없는 엄마 선수가 모두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겼다. 시드권 확보가 아슬아슬한 상금랭킹 53위로 이번 대회에 나선 홍진주는 이번 우승으로 2년 시드권을 받았으며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손에 넣어 상금랭킹 27위(2억2,875만원)로 수직 상승했다.
홍진주는 “10년 만에 우승하게 돼 기쁘다. 은퇴하기 전에 우승이 목표였는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6년 우승 후 미국과 일본에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던 홍진주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그 동안의 아픔을 달랬다. 그는 “마지막 파퍼트 하기 전부터 울컥했다. 볼을 그린에 올려놓을 때부터 울컥했는데 볼도 잘 안보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결혼한 ‘새댁’ 허윤경은 세번째 연장전에서 3퍼트로 우승은 내줬지만 무릎 부상 공백을 딛고 부활을 알렸다. 대상 포인트 역전을 노렸던 박성현(23ㆍ넵스)은 2타를 잃고 공동12위(2언더파 214타)에 그치며 상금왕을 차지하고도 대상을 수상하지 못하게 됐다. 전날 1타를 잃고 공동 3위가 됐던 박성현은 이날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 버디 2개로 2타를 더 잃었다. 박성현이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 캡스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해 대상은 고진영(21ㆍ넵스) 몫으로 확정됐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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