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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관광버스] 정원초과해 태워 인명피해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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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관광버스] 정원초과해 태워 인명피해 키웠다

입력
2016.11.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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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 부산방향 회덕분기점 인근

끼어드는 승용차 피하다 뒤집혀

46인승에 산악회 49명 탑승

좌석 뽑혀 나갈 정도로 큰 충격

4명 숨지고 22명 중경상

일부는 망치로 앞유리 깨 탈출

경찰, 승용차 번호판 확인 중

6일 오전 9시 32분께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분기점 인근에서 넘어진 관광버스.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6일 오전 9시 32분께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분기점 인근에서 넘어진 관광버스.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정원을 초과해 단풍관광 승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고속도로에서 끼어들기를 한 승용차를 피하려다 갓길로 넘어져 승객 4명이 숨지고 2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사고발생

6일 오전 9시 32분께 대전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 분기점 인근(부산 기점 278㎞)에서 이모(55)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도로 옆에 설치된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이모(75)씨 등 승객 4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중상으로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조사 결과 46인승 관광버스에는 운전사 이씨를 포함해 모두 49명이 타고 있었다. 버스 운전사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속도로 3차로를 달리던 중 한 승용차가 끼어들어 이를 피하려다가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사고현장

갓길에 넘어진 버스 오른쪽은 철판이 종잇장처럼 뜯겨나갔다. 유리 창문도 모두 부서졌다. 내부 좌석 몇 개는 아예 뽑혀 나갔고 버스 외부에 사상자 혈흔이 남아 있었다.

차 안에는 승객들이 먹으려고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음료와 주류, 과일 등이 나뒹굴었다. 창문 틈에는 주인을 잃은 등산화 한 짝이 걸려 있었다.

사고가 나자 일부 승객은 앞 창문 유리를 둔기로 깨고 탈출하기도 했다.

부상자들은 갓길 옆 잔디밭에 누워 119 구급대원의 응급 치료를 받았다. 일부 중상자는 대전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치지 않은 승객 10여명은 간단한 조사 후 사고 버스 관광업체에서 보낸 다른 버스를 타고 수원으로 귀가했다.

▦피해승객은 수원 산악회 회원

사고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수원시 모 산악회 회원들로 이날 오전 7시께 수원 화성행궁에서 출발해 대둔산으로 산행을 가던 중이었다. 산악회원들은 수년 전부터 운전사 이씨가 운전하는 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승객 이모(70)씨는 “버스가 갑자기 갈지(之)자로 왔다 갔다 하더니 넘어졌다”며 “관광이 아닌 등산이 목적인 산악회이기 때문에 차 안에서 음주가무는 없었고 제 속도로 대둔산으로 가는 중이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가 넘어지면서 의자가 부서지고 회원들끼리 바닥에 깔리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며 “안전벨트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은 “갑자기 차가 휘청거리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갓길로 넘어졌다”며 “버스에서 망치를 찾아 앞 유리를 깨고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사고소식을 듣고 병원에 도착한 산악회원 유족들은 가족의 시신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아버지 사망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한 유족은 “또 “아버지가 최근에 안 가시던 산행을 왜 가신다고 하셔서…. 요즘 전화도 못 드려서 목소리도 못 들었는데 어떡해”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날 사고 차량을 함께 타고 산행에 나섰다가 친구를 잃은 A(72)씨는 “다른 차량이 앞에 끼어들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갑자기 버스가 마구 움직이더니 옆으로 쓰러졌다”며 “사고가 나자마자 탈출해서 친구를 찾았는데 이미…”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망자 이씨 등 4명의 시신은 사고 처리가 완료되는 대로 연고지인 수원으로 옮겨져 장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대전 대덕경찰서는 사고버스가 승차정원보다 3명을 초과탑승 시킨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오후 운전사 이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한 복원한 사고버스 블랙박스에 촬영된 흰색승용차의 번호판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영상에는 흰색 승용차가 나타난 뒤 버스는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다가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경찰은 승용차 운전자를 찾아 버스 앞에 끼어들어 사고를 유발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원을 초과 탑승시켜 초과인원이 버스 안의 보조좌석 등에 앉아 인명피해가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운전사를 상태로 정원초과 등에 대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끼어든 승용차 운전자가 사고를 유발했는지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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