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차별’이라는 말은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표기대로 [성적차별]이라고 읽으면 학교에서 성적에 따라 학생들이 차별을 받는 것을 말하고 [성:쩍차별]이라고 읽으면 남성 혹은 여성의 성 차이 때문에 차별을 받는 것을 말한다. 후자는 ‘성적(性的) 차별’인데, 이처럼 어근 뒤에 접미사 ‘-적(的)’이 왔을 때 표기대로 [적]이라고 발음하면 ‘성적(性的) 차별’이 성적에 따라 차별을 받는 ‘성적(成籍) 차별’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적(的)’을 [쩍]으로 발음해야 한다. 그런데 ‘-적(的)’이 항상 [쩍]으로 발음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과 같이 모음으로 끝나는 어근 뒤에서는 [적]으로 발음한다. 또한 ‘ㄴ’ ‘ㅁ’ ‘ㅇ’과 같은 비음(鼻音)으로 끝나는 어근 뒤에서도 [적]으로 발음한다. ‘낙관적’ ‘경험적’ ‘감동적’ 등이 그 예다. 비음은 입 안의 통로를 막고 코로 공기를 내보내면서 내는 소리인데, 모음과 마찬가지로 비음으로 끝나는 어근 뒤에서는 된소리로 발음하지 않고 표기대로 [적]으로 발음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음 이외의 ‘ㄱ’ ‘ㄹ’ ‘ㅂ’으로 끝나는 어근 뒤에서는 [쩍]으로 발음한다. ‘공격적’ ‘노골적’ ‘직업적’ 등이 그 예이다. 그런데 1음절로 된 어근 뒤에서는 모음이나 비음, ‘ㄱ’ ‘ㄹ’ ‘ㅂ’으로 끝나는 어근 등 모든 환경에서 [쩍]으로 발음한다. ‘내적(內的)’ ‘전적(全的)’ ‘심적(心的)’ ‘성적(性的)’ ‘극적(劇的)’ ‘질적(質的)’ ‘법적(法的)’ 등이 그 예다. 이처럼 접미사 ‘-적(的)’으로 끝나는 단어들은 된소리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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