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목적으로 개발돼온 무인항공기(드론)는 최근들어 산업은 물론 레저용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군사용을 제외하고 전세계 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드론시장은 2020년에는 1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간단한 조작법을 익히면 다양한 앵글로 사진 및 영상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저사양의 합리적인 가격대 드론들이 대거 가정용으로 팔리고 있다.
하지만 드론 또한 사물인터넷(IoT)기기의 취약점을 지니고 있는 탓에 해킹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드론은 해커가 콘트롤을 장악할 경우 물리적인 해를 가할 수 있는 ‘무기’로 돌변하기 때문에 종종 테러집단의 직접적인 해킹 목표가 되고 있다.
최근 한 보안전문가는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보안콘퍼런스 ‘2016 팩섹(PacSec)’행사에서 레저용으로 주로 쓰이는 드론들을 마구잡이로 해킹해 마음대로 조종하는 모습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보안회사 트렌드마이크로의 리서치그룹인 티핑포인트DV랩의 조나단 앤더슨은 드론을 포함해 원격조종기로 움직이는 모든 비행체의 통신 프로토콜을 장악해 해킹하는 ‘이카루스’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장비는 단순히 전파방해 등을 통해 움직임을 방해하는 수준이 아니라 원격제어장치의 보안취약점을 파고들어 가는 ‘해킹’ 방식이다. IT기기 전문 보도매체 CIO비즈는 “이러한 해킹 시스템은 통제불능의 드론이 사고가 나지 않도록 이끌어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악의를 품고 사용할 경우 적잖은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고 전했다.
하늘을 떠다니는 드론의 통제권을 소유자 몰래 빼앗아오는 이 같은 방법은 곳곳에서 골칫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 IT전문 미디어 와이어드에 따르면 IBM의 한 현직 보안 전문가는 최근 경찰 소유의 고가 드론을 단 20달러의 장비만을 동원해 해킹해냈다. 이 또한 허술한 와이파이와 연결된 무선통신망을 통해서 이뤄졌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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