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우세” 장담 CNNㆍWP
트럼프의 반전 시나리오 제시
여론조사 결과도 중구난방
미국 대선구도가 혼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현지 언론 및 여론조사 기관의 분석도 제각각으로 나뉘는 등 방향성을 잃고 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우세를 예측하던 기관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반전 가능성을, 트럼프에 우호적이던 매체는 클린턴에게 유리한 상황 변화를 전망하고 있다.
미국 유력매체 가운데 유일하게 트럼프 때리기에 가담하지 않던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대통령 선거인단 경쟁에서 클린턴이 전날보다 15명이 늘어난 293명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가, 이튿날 새벽에는 다시 278명으로 줄였다. 트럼프 선거인단은 179명(2일)에서 215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신문은 또 다른 매체와 분석기관은 공화당 우세로 분류한 조지아 주를 클린턴(44%)과 트럼프(45%)가 1%포인트 차이를 두고 다투는 지역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낮춰보던 CNN은 여전히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트럼프가 선거인단을 최대 290명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CNN은 트럼프가 2,500만달러를 퍼부어 플로리다와 아이오와 등 13개 경합주에서 선거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며,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등에서 승리한다면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6가지라고 분석했다. CNN은 월스트리트저널이 공화당 지역으로 평가한 애리조나를 경합주에 끼워 넣었다.
이에 앞서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에 냉소적이던 워싱턴포스트도 “그가 이길 수도 있다”며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3일 공개된 주요 매체의 후보별 지지율도 중구난방이다. 뉴욕타임스ㆍCBS 조사에서는 클린턴(47%)이 트럼프(44%)를 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으나, LA타임스 조사에서는 트럼프(48%) 지지율이 5%포인트 높았다. 워싱턴포스트ㆍABC는 지난달 30일 클린턴을 앞섰던 트럼프(46%) 지지율이 이날은 2%포인트(클린턴 49%ㆍ트럼프 47%) 뒤지는 것으로 발표했다.
막판 구도에서는 지난달 말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를 계기로 적전분열 양상을 보였던 공화당이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패색이 짙어 포기했던 당 주류 진영 일부가 트럼프에 협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反 트럼프’ 라이언ㆍ크루즈
막판 상승세에 협력 시작
‘트럼프 때리기’ 선봉에 섰던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올 여름과 가을 내내 지켜왔던 그 입장 그대로다”며 “지난주 (위스콘신주) 제인스빌에서 우리 당의 대선후보를 위해 조기투표를 했다”고 밝혔다.
당내 경선과정에서 갈등으로 앙숙이 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첫 트럼프 지원유세에 나섰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오전과 오후 경합지인 아이오와ㆍ미시간 주를 잇따라 방문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와 공동유세를 벌였다.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며 반 트럼프 입장을 노골화했던 크루즈 의원의 가세는 트럼프의 막판 상승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수개월 간 지지를 보내지 않았던 공화당 유권자들이 마침내 트럼프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데이비드 윈스턴은 “트럼프가 1, 2주일 전만해도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당내 지지율이 85~90% 선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트럼프를 거부하고 있는 부시 가문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등을 이유로, “아직은 조금 모자란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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