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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프로야구 선수 수십억대 부동산 사기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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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프로야구 선수 수십억대 부동산 사기 술렁

입력
2016.11.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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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화이글스 선수 출신의 프로야구 해설위원 A(40)씨가 지인 등을 상대로 수십억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여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평소 유명 건설사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미끼로 돈을 받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A(40)씨로부터 상가 장기 임대 사기를 당했다는 고소장이 잇따라 접수돼 수사 중이다. 현재 파악된 피해자는 3명으로, 총 피해액은 14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2건(2명)은 검찰로 송치됐으며, 나머지 1건은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A씨는 1999년 한화이글스에 입단했다가 수 년 뒤 야구를 접고, 체육 관련 단체에서 근무하다가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사직했으며, 2011년부터 올해까지 프로야구 해설위원도 맡고 있다.

A씨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피해자들에게 대전지역 유명 건설사 대표로부터 양도받은 좋은 상권의 상가를 장기 임대해 주겠다고 속여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의 계약금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A씨가 피해자들과 계약한 상가의 건설 공사는 당초 약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A씨의 황당한 사기행각이 가능했던 것은 해당 건설사 대표와의 두터운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A씨는 건설사 대표와 고교 동문으로, 오랜 기간 절친한 친구 사이로 유명하다. A씨는 이런 건설사 대표와의 친분을 수시로 과시하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A씨의 사기 행각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해당 건설사의 건물과 건설사 소유 건물 등의 관리용역 회사 지분 참여, 수주한 건설공사 자재비 공급 투자 등의 명목으로도 돈을 받아 챙겼다. 건설사 대표를 팔고, 높은 수익까지 미끼로 내건 A씨에게 피해자들은 의심 없이 돈을 건넸다. 게다가 A씨로부터 수차례 수익금까지 받게 되자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A씨는 용역회사를 차리지도 않았고, 건설공사 자재 공급 사업도 하지 않았다. 받아 챙긴 돈으로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며 피해자들을 계속 속인 것이다.

A씨가 상가 장기임대 계약 및 투자 사기 등으로 챙긴 돈은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A씨의 이런 사기 행각은 약속한 기일에 투자금을 변제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사실 확인에 나서며 결국 들통났다.

피해자들은 “A씨는 해당 유명 건설사 사장과 굉장히 절친한 사이라고 말했고, 상가 장기임대 계약서도 ‘해당 회장에게 양도받았다’는 내용까지 넣었다. 해당 상가건설은 실제로 해당 건설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는 사업이어서 더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들은 또 “A씨가 해당 건설사 대표를 계속 언급한 만큼 두 사람이 어떤 관계에 있으며, 건설사 대표에게 피해자들의 돈이 과연 흘러 들어간 것인지 의심이 들어 경찰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씨는 “해당 건설사 대표와 친한 것은 맞지만, 나에게 상가를 양도한 적이 없었고, 내가 이렇게 사기친 것도 그 친구는 몰랐다. 경찰에서도 그렇게 진술했다”며 “모두 내 잘못이다.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해당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 대표를 사칭해 사기 사건이 벌어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회사의 이미지 등에 문제가 된다면 법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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