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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잃고 울다 구조된 ‘개냥이’

입력
2016.11.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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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외모에 성격까지 좋은 ‘개냥이’ 쭌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뛰어난 외모에 성격까지 좋은 ‘개냥이’ 쭌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고양이 발정기가 오는 봄과 가을은 이른바 ‘아깽이(아기 고양이) 대란’이라고 불립니다. 아기 고양이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인데요. 무작정 냥줍(길고양이 주워오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요(▶길에서 새끼고양이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주변에 어미 고양이가 먹이를 구하러 갔을 확률이 높은데 무작정 데려왔다간 어미는 졸지에 새끼를 잃고, 사람 손을 타버린 아기 고양이는 영원히 어미 곁으로 갈 수가 없기 때문인데요.

쭌이(8개월·수컷)는 올 봄 5월 아깽이 대란 때 태어나 2개월 령일 때 동네 아주머니로부터 구조가 되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서울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성동구 행당동은 곳곳에 재개발로 인해 빈집도 많고, 주택과 식당이 밀집해 있어 길고양이들이 많이 삽니다. 그러다 보니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들도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는데요, 쭌이는 당시 탈수와 영양실조 상태가 심각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건강한 모습을 회복했습니다.

쭌이는 동그란 눈망울에 황금빛 털을 지녀 활동가들에게도 한 미모 하는 고양이로 통한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쭌이는 동그란 눈망울에 황금빛 털을 지녀 활동가들에게도 한 미모 하는 고양이로 통한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쭌이는 동그란 눈망울에 황금빛 털을 소유한 ‘한 미모’ 하는 고양이입니다. 성격도 대범하면서도 애교 또한 많은데요. 지난 8월 어린 쭌이는 한 가정에 입양이 됐다가 1주일 만에 반려동물복지센터로 돌아왔습니다. 입양가정에서 원래 키우고 있던 고양이가 활발한 쭌이를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린 쭌이는 형과 함께 놀고 싶어 장난을 걸고 친해지고 싶어 했지만 형은 쭌이로 인해 구석에 숨어 나오지도 못했다고 해요.

센터로 다시 돌아 온 쭌이는 여전히 넉살 좋고 친구들과도 잘 놀고 사람도 잘 따릅니다. 활동가들이 고양이 집으로 올라가면 제일 먼저 달려와 부비 부비 인사하는 정이 많은 고양이가 바로 쭌이입니다. 활동가들은 파양이 된 게 쭌이의 잘못이 아니라 더욱 미안하다고 해요.

쭌이는 일주일 만에 파양되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사람을 따르고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쭌이는 일주일 만에 파양되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사람을 따르고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활동가들은 새 가족을 들인 이후 파양을 결정하기에 일주일은 너무나 짧은 기간이라며 더욱 신중하게 선택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날렵한 ‘개냥이’(강아지 성격의 고양이) 쭌이를 맘껏 사랑해줄 가족이 나타나길 바래봅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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