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재수사’ 결정 고강도 비판
경합주 방문하며 클린턴 지키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구하기 위해 막판 전력투구에 나섰다. 대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계기로 클린턴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맹추격을 받자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나우디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결정한 FBI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수사를 부정확한 정보나 소문에 좌지우지 돼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코미 국장을 향해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FBI의 독립적 수사에 개입할 뜻은 없다”면서도 “지난번 (7월에) FBI가 낸 결론은 ‘클린턴이 비록 실수했지만, 전혀 기소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FBI의 이메일 재수사 착수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으로, FBI 재수사 발표로 대선이 초접전 양상으로 변하자 자칫 승패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최근 오하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대표적 경합지역을 잇달아 방문하며 열정적인 지원 유세를 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가진 클린턴 지지 유세에서 “국가의 운명이 여러분의 어깨에 달려 있다”며 “트럼프는 유례 없이 부적격한 대통령 후보”라고 강조했다.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최근 클린턴이 다소 우세를 보이다가 FBI 이메일 재수사 이후 경합지역으로 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 플로리다를 방문하는 등 대선 마지막 한 주를 전적으로 클린턴 선거운동에 할애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 계층을 향한 표심 잡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클린턴의 대표적 지지계층인 흑인들의 사전투표율은 노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 등 경합지역에서 특히 낮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트럼프의 애매한 태도 등을 집중 제기하며 흑인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