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14년 7월 닻을 올린 편의점 ‘위드미’의 성장이 더디다. 편의점 업계가 고속 성장하고 있는데도 위드미는 적자만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위드미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139억보다 2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2013년 당시 위드미FS를 인수, 이듬해 7월 위드미로 출범시키면서 연내 1,000개점 출점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총 점포수가 1,000개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였다. 정 부회장이 손을 댄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연매출 1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고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도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반면 위드미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위드미가 자체 개발해 지난 5월 내놓은 숙취해소 아이스크림 ‘견뎌바’가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신세계는 오히려 위드미의 공격적인 출점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매년 1,000개씩, 3년 내 점포 수를 5,000개까지 늘려 CU, GS25, 세븐일레븐에 이은 ‘빅4’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업종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편의점 프랜차이즈 사업은 매장 수가 많아야 수익을 내는 구조다. 위드미의 경우 매장 수가 2,000개는 돼야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그러나 업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위드미는 당초 매달 본사에 내는 로열티와 24시간 영업, 중도해지 위약금 등이 없는 상생형 편의점을 표방했다. 그러나 한 집 건너 한 집이 편의점인 무한 경쟁 상황에서 본사가 가맹점에 상품을 공급하는 역할에만 그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영 전반을 가맹점 자율에 맡기면서 본사 차원의 상품기획이나 물류, 마케팅 등 지원은 약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신세계가 업계 4위인 미니스톱을 인수하려 한다는 얘기도 돌고 있지만 위드미 측은 부인했다. 위드미 관계자는 “편의점은 초기 투자 비율이 높고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곧바로 이익을 낼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며 “앞으로 점포가 늘어나면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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