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들 “나포작전 저항말라” 교육
해경, 나포 어선 2척 부두로 압송
중국, 해경 화기사용에 강한 불만제기
정부가 중국어선 불법 조업 단속 현장에서 공용화기 사용을 공식화한 후 처음으로 해양경비안전본부 기동전단이 M60기관총으로 조준 사격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면서 중국어선의 폭력 저항이 크게 줄어들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해경이 1일 불법 조업 단속현장에서 공용화기를 사용한 것은 정부가 지난달 7일 해경 고속단정 침몰사건이 발생하자 나흘 만에 중국어선의 폭력 저항에 함포 사격까지 하겠다는 강경 대응 방침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김정식 해경 기동전단장은 “비살상무기를 사용해 중국어선에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비함에 지속적인 위협을 가해 해경대원들이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공용화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해경 기동전단은 1일 오후 5시 37분쯤 인천 소청도 해상에서 중국어선 30척의 집단 저항을 받았다. 중국어선들은 나포된 어선 2척을 구출하기 위해 선체 충돌 공격까지 시도했다. 경고 사격 방송에도 불구하고 집단 저항은 계속됐고 해경은 이날 오후 6시 48분쯤 공중에 M60기관총을 쐈다. 해경은 이날 오후 7시 33분까지 경고ㆍ조준사격으로 600~700발을 쐈고 중국어선들은 모두 자국 해역으로 달아났다.
해경에 따르면 공용화기 사용을 공식화한 이후 중국선박들 사이에서 몸조심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김 기동전단장은 “지난달 해경이 함포사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저항수위가 다소 낮아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인천 옹진군 백령도 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다 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 선장 A(58)씨는 “선주들이 선장들에게 한국 해역에서의 조업은 극히 자제하고 한국 해경의 정선 명령이나 나포작전에 저항하지 말라고 교육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해경이 총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여론이 선장들 사이에도 형성됐다”고 최근 달라진 중국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해경 관계자는 “정당한 법 집행에 저항하고 해경대원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중국어선에게는 공용화기로 조준 사격까지 하는 등 강력 대응한다는 사실이 중국어선들에게 퍼지면 저항은 물론 불법 조업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경은 2일 오후 전날 공용화기를 사용하며 나포한 중국 랴오닝성 단둥 선적 98톤급 어선 2척을 인천해경 전용부두로 압송했다. 어선 2척은 모두 해경 단속에 대비해 쇠창살이 설치되고 조타실 철문은 폐쇄한 상태였다. 해경은 불법 조업 혐의로 선장 등 선원 20명을 입건해 불법 조업 경위, 달아난 어선 30여척과의 관계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국의 무력을 사용한 폭력적인 법 집행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다”며 “우리는 한국 측이 중국과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고 중ㆍ한 어업 협력 중 나타난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