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파나메라4, 벤츠 S500 등 중고차 165대를 필리핀 등지로 밀수출하거나 밀수출하려 한 조직이 세관에 적발됐다.
인천본부세관은 경찰청과 합동으로 중고차 밀수출에 대한 특별기획단속을 벌여 시가 29억원 상당의 중고차 165대를 밀수출하거나 밀수출하려 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9명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세관은 이중 밀수출 차량 운반책 이모(33)씨를 구속하고, 김모(47)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달아난 요르단인 H(44)씨는 지명수배됐고, 밀수출 총책 등 나머지 3명은 기소 중지됐다. 세관은 일본과 필리핀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던 포르쉐 파나메라 4와 쏘렌토 등 2대를 증거물로 압수하기도 했다.
이들은 압류, 근저당 설정, 세금 체납, 도난 등으로 차량 말소 등록이 어려워 정상 수출이 안 되는 차량을 미리 확보한 뒤 세관 수출신고 시에는 오래된 연식의 말소 등록된 차량을 수출하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을 수출하려면 자동차등록 말소 후 수출 통관, 선적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수출 서류를 조작해 세관에 신고한 뒤 실제 컨테이너에는 미신고한 차량을 넣는 수법으로 밀수출했다. 이들이 밀수출하거나 밀수출하려 한 차량의 대부분은 압류차(97대)였다. 나머지는 저당권 설정차(21), 리스차(19대), 대포차(13대), 도난차(4대) 등이었다.
이들은 위쳇, 텔레그램 등 외국에 서버를 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추적을 피해왔으며 인천에 컨테이너 선적장까지 마련해 범행했다.
세관 관계자는 “중고차 밀수출은 보험 사기로 인한 보험료 인상, 체납 차량 무단 판매로 인한 세금 결손 등 폐해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수출물품 검사 전담반을 편성하고 수출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차량을 보세구역 반입 후에 수출 신고를 하는 제도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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