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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의 날

입력
2016.11.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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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11.1

월드비건데이 로고.
월드비건데이 로고.

11월 1일은 ‘월드 비건 데이(World Vegan Day)’다. 육류를 먹지 말자는 ‘Meat Free Day’와 ‘World Vegetarian Day’ ‘World Farm Animal Day’ 등 유사한 날들이 연중 열흘 남짓 된다. 오늘은 1944년 영국 런던에서 출범한 세계 최초 채식주의자 모임인 ‘비건 소사이어티 Vegan Society’가 제정한 채식인의 날 중 하나다. 채식주의자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정보를 나누고, 채식주의자로서 덜 불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함께 모색하고 실천하자는 취지의 날이다. 각자가 채식 레시피로 요리한 음식을 공개된 장소에 가져와 자랑하고, 나눠 먹기도 하고, 비 채식인에게 시식을 권하기도 한다. 비건 공개행사는 그래서 꽤 인기가 높다.

채식주의자들이 널리 알려온 채식의 가치 혹은 동기는 대략 네 가지쯤 된다. 채식주의의 기원은 종교적인 배경 위에 있다. 기독교 금식문화와 프로테스탄트의 금욕주의. 살생을 금하는 불교의 사상도 있다. 하지만 현대 채식주의자들이 앞세우는 가치는 보다 적극적이다.

먼저 윤리적 가치. 그들은 동물 사육과 도살 과정의 비윤리성에 주목한다. 환경적인 이유도 있다. 사육 과정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배설물 메탄 가스 등이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고, 수질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현대 사회의 여러 질병들, 대사증후군 같은 각종 성인병과 일부 암, 알러지, 피부염 등이 육식 문화와 관련이 있고, 특히 부적절한 사료와 항생제 등 약물이 가축을 통해 인체 내에 축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체로 옳지만, 전적으로 옳은 건 아니라는 윤리적ㆍ과학적 반론도 있다.

채식주의자는 실천 범위에 따라 대개 여섯 등급으로 나뉜다. 플렉시테리언(채식 위주지만 육식도 하는 이들)- 폴로ㆍ세미 베지테리언(닭과 생선, 유제품과 달걀은 먹는 이들)- 페스코 베지테리언(유제품과 달걀, 생선은 먹지만 닭을 포함 육류는 안 먹는 이들)-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유제품과 달걀까지만 먹는 이들)- 락토 베지테리언(유제품만 먹는 이들)- 비건(모든 동물성 식품을 안 먹는 이들). 폴로와 페스코 베지테리언을 구분 없이 페스코로 분류하기도 한다.

윤리적 우월감에 도취해 타인의 삶(자녀 포함)에 개입하려는 이들도 물론 있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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