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 외교비밀ㆍ군사기밀 유출 처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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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최순실, 외교비밀ㆍ군사기밀 유출 처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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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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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록물 관리법ㆍ공무비밀 누설죄도 적용 여지 있어

국회 입법조사처, 형사처벌 가능 수준 분석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재훈기자

현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검찰에 소환되면서 그의 형사 처벌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최씨는 현재 미르재단 등의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횡령ㆍ배임 혐의)과 독일에서 자택 구입하는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를 벌였다는 의혹(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이 의혹들로 최씨를 기소하기 위해선 해당 의혹의 사실관계가 수사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나야 가능하다. 복잡한 자금의 흐름과 해외 수사당국과의 공조가 필요한 수사라는 점에서 최씨에 대해 반드시 위 혐의들이 적용된다고 장담만 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불확실한 최씨 수사 전망 속에서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씨의 태블릿 PC에 저장된 청와대 관련 문건을 기준으로 현행 법 적용 가능성을 파악했다. 31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법조사처로부터 받은 ‘청와대 문건 외부 유출 사건 관련 법적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유출된 문건 중 형사 처벌 가능성이 있는 10가지 사건만 놓고 보더라도 최씨에게 최소 ▦외교상 비밀누설죄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처벌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분은 외교 비밀 누설죄다. 형법 113조 등은 ‘누구든지 외교상 기밀을 누설하기 위해 정보를 탐지ㆍ수집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무원 신분이 아니더라도 적용되는 이 조항은 외교정책상 비밀로 유지해야 대한민국의 이익이 보장되는 내용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최씨의 경우, 2014년 3월28일 독일에서 발표된 ‘드레스덴 한반도평화통일구상 연설문’을 사전에 입수했다는 점에서 위 조항 적용 확률이 높다. ‘통일 대박론’의 구체적 실천방안이 담겨 있는 이 연설문은 담화 직전까지 극도의 보안이 유지됐고, 한국과 독일은 물론 미ㆍ러ㆍ중ㆍ북 및 유엔 등 여러 국가와 기구가 관련된 외교적인 사항까지 포함됐다는 점에서 외교비밀에 해당될 공산이 크다. 최씨의 태블릿 PC에 남아 있는 2013년 10월3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자료도 외교비밀 누설죄 적용 가능성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해당 문건에는 11월2일부터 진행될 서유럽 순방의 주요 행사 일정과 성명서 채택 여부 등 중요한 외교 정보가 담겨 있다.

군사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 동법 11~13조는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은 군사기밀 탐지ㆍ수집한 행위는 물론, 군사기밀을 알면서 이를 타인에게 누설하는 행위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최씨는 2012년 12월28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와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의 독대 자료를 가지고 있다. 관련 자료에는 북한과 국방부의 3차례 비밀 접촉한 사실 등 민감한 군사 정보가 언급돼 있다. 군 관계자는 “북 최고위층과 비밀 접촉 사실은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1~3등급으로 분류되는 군사기밀 분류상 상위 등급에 해당된다”며 “군 당국에 있지 않은 최씨가 이 정보를 가지고 지인들과 공유한 것 만으로도 충분히 혐의가 인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법조사처는 최씨의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및 공무상 비밀누설죄 적용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대통령기록물은 일반적으로 ‘대통령 직무수행과 관련해 생산 수집된 문서’를 의미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최씨가 가진 문서 중 청와대 내부 인사자료인 ‘다보스 포럼 특사 추천후보 자료’(2013년 1월)ㆍ‘청와대 비서진 교체 자료’(2013년 8월), 청와대 내부 회의자료인 ‘제32회 국무회의 자료’(2013년 7월)ㆍ‘지방자치 업무보고’(2013년 7월)ㆍ’수석비서관 회의자료’(2013년 10월) 등은 대통령기록물로 보인다.

하지만 대통령기록물 관리법과 관련된 최근 법원의 판례가 대통령기록물의 조건을 상당히 까다롭게 인정하고 있어 혐의 적용에 난관이 예상된다. 실제로 2012년 대선 직전 제기된 북방한계선(NLL) 논란과 관련된 판결 등을 살펴보면, 법원은 “대통령에게 보고가 되지 않는 참고용 문서는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며, 최종 결재보고를 마친 시점이 생산이 완료된 문서”라고 선을 긋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먼저 위 문서들이 어디까지 보고가 됐는지, 결재과정에 있었는지 등의 사실 관계가 확인돼야 한다”며 “보고 완료되고 결재까지 마친 문서가 최씨에게 건네졌고 이 것이 수정ㆍ훼손됐다면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무상 비밀누설죄의 경우, 공무원이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에 대해 적용되는 혐의라는 점에서 최씨가 직접 혐의 당사자가 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등의 공무기밀 누설 행위에 최씨가 공조했다는 점이 밝혀진다면 공동정범(공범)이나 교사범 등으로 규율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경우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물론 박 대통령에 대한 형사처벌을 일정 부분 전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 의지가 혐의 적용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군 형법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도 살펴봤지만, 최씨가 군인이나 군인에 준하는 신분도 아니고 북한을 이롭게 할 목적수행행위도 확인된 것이 없어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직원에 의지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검찰 도착 당시 쓰고 있던 안경과 모자가 보이지 않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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