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1996년 국내 은행 최초로 베트남 하노이에 지점을 내고 영업기반을 닦아왔다. 지난 30년간 꾸준히 쌓은 현장 노하우를 살려 내달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현지 영업 강화에 나선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법인 설립을 위한 가승인을 획득하고, 조만간 본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다음달 현지 법인이 설립되면 올해 베트남 전국에 3개 지점을 신설하고, 매년 5~7개씩 지점을 늘려 약 20개 지점을 운영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우리은행은 베트남 진출 초기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을 상대로 영업을 펼쳤지만, 앞으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베트남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인구가 9,300만명에 달하는 세계 14위의 인구대국인데다 연 평균 경제성장률이 6%를 웃돌아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은행업의 성장가능성은 더 높다. 2014년 기준 15세 이상 베트남 인구 중 은행계좌 보유율은 전세계 평균(60.7%)의 절반 수준인 30.9%에 불과해 향후 은행 잠재 고객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최근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띠면서 주택담보대출 등의 수요도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지 고객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우량고객 신용대출, 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상품을 연계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엔 우리카드와 함께 베트남 현지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해 소액신용대출 등으로 사업영역도 확장할 계획이다.
글로벌 모바일뱅킹 서비스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대로 올라섰고, 모바일 시장은 연 평균 15%씩 급성장하고 있어 모바일을 통한 금융서비스를 선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모바일 대출상담 신청 및 접수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베트남과 브라질, 인도네시아에서도 모바일 대출상담과 환전신청서비스를 시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현지 통신사 등과 연계해 통장개설과 결제 등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총 25개국에 진출해 총 234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160개 점포가 동남아에 집중돼 있다. 향후 우리은행은 기존 동남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유럽 및 중남미 지역으로까지 진출해 해외 네트워크를 400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현지 영업으로 글로벌 손익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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