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8개 은행의 조선·해운업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8개월 만에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해운업 리스크 줄이기에 나선 은행들이 조선·해운에 대한 여신을 깐깐히 들여다보고,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자제하면서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수수료를 받고 발주처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으로, RG 발급이 돼야 수주가 성사된다.
30일 각 은행과 한국기업데이터에 따르면 산업·수출입·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기업 등 국내 8개 은행의 조선·해운업 익스포저는 8월 말 기준 48조3,6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53조9,328억원과 비교했을 때 5조5,659억원(10.3%) 줄어든 것이다. 조선·해운업체 익스포저 기준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5개사다.
▲ 은행권 조선·해운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감소분 현황. 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익스포저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작년 말 16조1,538억원에서 8월 말 12조7,803억원으로 3조3,735억원(20.9%) 감소했다. 이는 조선·해운사 5개 업체 익스포저 감소분의 약 60.6%에 달한다. 한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관계자는 "RG 회수가 늘어나고 신규 RG 발행은 줄어들면서 익스포저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한숨 돌리게 된 것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포함한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실행하면서 건전성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과 설비감축 등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에 힘입어 3개 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현대중공업 주가도 연초보다 6만원 뛰었다. 올 초 8만5,500원이었던 주가는 30일 현재 14만5,500원으로 70.2% 가량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주요 은행의 익스포저는 같은 기간 23조152억원에서 21조7,847억원으로 1조2,305억원, 삼성중공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12조7,491억원에서 12조4,214억원으로 3,277억원이 각각 줄었다. 지난 8월 말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1조70억원에서 1조60억원으로 익스포저가 거의 줄지 않았다. 반면 채권단과의 채무 재조정에 성공한 현대상선은 1조74억원에서 3,773억원으로 6,301억원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수출입은행이 25조4,728억원에서 22조7,772억원으로 2조6,956억원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올해 부실여신을 대거 털어낸 농협은행의 감소 규모는 1조1,932억원으로 수출입은행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도 모두 5,000억원대가 감소했다.
하지만 익스포저가 오히려 늘은 곳도 있다.
익스포저 규모가 수출입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산업은행은 작년 말 10조4,694억원에서 올해 8월 11조3,277억원으로 오히려 8,583억원 늘었다. 기업은행도 같은 기간 1,167억원 증가했다.
익스포저는 잔액을 기준으로 수출입은행(22조7,000억원), 산업은행(11조3,000억원), KEB하나은행(3조4,000억원), 우리은행(3조원), 농협은행(2조7,000억원), 신한은행(2조2,000억원), KB국민은행(1조7,000억원), 기업은행(1조원) 순으로 많다.
조선·해운에 대한 익스포저가 8개월 만에 줄어든 이유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은행들이 신규 RG 발급을 최대한 자제하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조선사들은 수개월 동안 RG 발급을 못 받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초 그리스 선주(船主)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했지만 한 달 반 넘게 RG 발급을 받지 못했다.
은행들은 만기여신도 꼼꼼히 들여다봤다. 통상 만기를 1년간 연장해줬으나 이를 3개월 단위로 꼼꼼히 체크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은 삼성중공업에 대한 만기를 대거 축소하기도 했다.
신용등급도 재조정해 충당금을 적립했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 여신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 단계 내렸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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