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문 끼임 방지 센서 작동 안 해
부산교통공사 “기관사 초보”…책임 떠 넘겨
부산도시철도에서 30대 승객의 손목이 출입문에 낀 채 열차가 운행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출입문에 끼임을 방지하는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고 홀로 운행하는 기관사가 이를 제때 발견하지 못한 것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다.
퇴근시간대인 지난 28일 오후 6시 36분쯤 부산 동구 도시철도 1호선 부산진역에서 노포행 열차에 탑승하던 김모(33ㆍ여)씨의 신체 일부가 출입문에 끼었다. 이를 발견하지 못한 기관사는 열차를 그대로 출발시켰다. 마침 열차에 타고 있던 부산교통공사 직원이 비상개폐장치를 작동시켜 김씨를 빼냈다.
출입문 위에는 끼임을 방지하는 센서가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센서는 출입문 위로부터 15㎝ 부근의 간격이 7.5㎜를 초과해야 문이 다시 열린다. 1985년 도입된 사고 차량의 센서는 공기제어식으로 이물질을 스스로 인식하는 전기식과 달리 기관사가 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서 기관사 홀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 고 있다.
해당 기관사는 운행 직후 비상개폐장치의 작동으로 열차가 멈춰서고 나서야, 원인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황한 기관사는 다음 역인 좌천역에서 정차지점을 10m 가량 지나쳤다가 후진하기도 했다. 특히 이때까지 사령실과 연락을 주고 받느라 안내방송이 전무해 영문을 알지 못한 승객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출입문 센서의 민감도를 높이는 것은 열차 운행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충분한 기술적인 검토를 거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해당 기관사가 입사한 지 40일밖에 되지 않아 사령실과 소통하느라 안내방송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해 기관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부산교통공사는 공기제어식인 1호선 열차 가운데 40량 가량을 신규 차량으로 우선 교체키로 하고 향후 교체 차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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