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北 비공식 경제활동
투자 지출서 점차 확대”
북한의 소비와 투자의 30% 정도가 사회주의 체제의 국가 계획을 벗어난 시장 경제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30일 ‘북한 이중경제 사회계정행렬 추정을 통한 비공식 부문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북한 경제에서 국가 계획을 벗어난 사익추구나 시장을 활용한 경제활동을 의미하는 ‘비공식 부문 경제’는 소득분배 기준으로 18.5%, 소비와 투자 등 지출 기준으로 28.5%로 보고서는 각각 추정했다. 지출 기준이 더 높은 것은 가계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받은 배급 등 소득 일부를 시장에서 비공식 거래하기 때문이다. 북한 경제에서 비공식 부문의 비중(지출기준)은 옛 소련의 공화국별 수준인 10~25%(1965~1989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계기로 배급제가 사실상 와해했고, 이어 장마당(시장), 텃밭 등의 비공식 경제가 발달했다. 2002년 ‘7ㆍ1 경제개선 조치’ 이후 상인 계층이 성장했고 고리대금업을 하는 신흥부유층인 ‘돈주’(錢主)까지 등장했다. 최근 들어 일부 부유층의 돈이 사금융시장을 통해 아파트 등 건설업에도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북한의 비공식 경제는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보고서를 쓴 최지영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북한 내 비공식 경제 활동은 투자지출 측면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가계 저축의 일부가 투자 지출로 이어지며 비공식 부분의 생산유발 효과가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분석에는 2013년 기준 유엔의 북한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와 무역통계 등이 쓰였고, 북한 산업이 남한의 1975년 수준과 비슷하다는 가정 등이 활용됐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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