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정환 9단
흑 탕웨이싱 9단
<장면 1> 한국의 박정환과 중국의 탕웨이싱이 맞붙은 제8회 응씨배(應氏盃)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제3국이 22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응씨(應氏)빌딩에서 열렸다. 대회 명칭이 말해 주듯 이 대회는 1988년 대만의 부호 잉창치(應昌期, 1912~1997)가 만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국제 기전이다. 우승 상금이 40만달러로 세계 최대이며 4년에 한 번씩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열려 ‘바둑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박정환과 탕웨이싱은 지난 8월에 치른 결승 1, 2국에서 서로 한 판씩 주고받아 결승 5번기가 사실상 3번기로 줄어든 상태다. 제3국은 박정환의 백번이다. 1부터 4까지 서로 빈 귀를 차례로 차지한 후 탕웨이싱이 5로 우하귀를 굳히자 박정환이 우상귀 화점에 6으로 걸친 후 7 때 8로 상변을 차지했다.
다음에 흑이 <참고1도> 1로 좌상귀에 눈목자로 걸쳐 6까지 진행하는 변화가 요즘 프로들의 실전에서 자주 나오고 있다. 이 형태에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참고2도> 1로 높게 걸치는 건 좋지 않다는 것. 2로 두 칸 높게 협공해서 5까지 진행한 다음 6, 7을 선수 교환하고 8로 벌리면 백이 상변과 좌변 양쪽을 모두 둔 셈이어서 흑이 불만이라는 게 정설이다.
실전에서는 탕웨이싱이 좌하귀에서 9, 10을 교환한 다음 바로 상변에 11로 침입했다. 조금 시기가 빠른 느낌이지만 아마도 대국 전에 미리 준비한 작전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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