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마사회장 역점 사업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설계 등
차씨 친분 시공테크에 85억 일감
안종범ㆍ송혜진 미르 전 이사 참여
현 회장 ‘창조와 혁신’ 사업도 따내
최-차-현 연결고리 정황 짙어
내부선 “최 인맥이 사업 좌우”소문
“朴, 개장행사 참석 추진” 증언도
한국마사회 대규모 사업에도 비선실세 최순실(60)씨가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마사회가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에게 훈련장소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터라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씨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하마평에 오른 현명관(75) 마사회장간 커넥션에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씨 개입 여부가 의심되는 정황은 마사회가 최근 경기 과천의 서울경마장에 개장한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 건립 과정이다. 야권과 마사회 관계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마사회는 지난해 4월 85억원 규모의 위니월드 설계 및 컨텐츠 제작 설치를 전시전문업체인 시공테크에 맡겼다. 위니월드는 승마체험과 말 공연 등을 경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로 현 회장 취임 직후인 2014년 1월 700억을 투자해 시작한 역점 사업이다.
시공테크는 미르재단 사유화 논란의 중심에 있는 광고감독 차은택(47)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로 거론된다. 차씨가 2015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영상감독을 맡았을 때 전시용역회사로 선정됐고, 차씨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일 때 문화창조벤처단지의 한식문화관 조성 용역을 수주했다. 또한 시공테크는 5억원 상당의 영상물 제작 용역을 차씨가 광고업계에서 ‘대부’로 모시는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대표로 있던 ‘머큐리포스트’에 준 것으로 확인됐다. 머큐리포스트는 차씨의 유령회사로 지목된 ‘엔박스에디트’와 주소를 공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공테크 박기석 회장은 올해 1월 최씨 딸 정유라씨 특혜 입학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여대에 1억원의 발전기금을 후원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마사회와 시공테크, 차씨로 이어진 관계는 현 회장이 발족시킨 ‘창조와 혁신’을 거쳐 최씨와 맞닿아 있다. 창조와 혁신은 현 회장이 마사회장 취임 직전인 지난 2013년 4월 청년취업 등을 목적으로 발족시킨 기구다. 창조와 혁신에서 시공테크는 회원사로,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미르재단 초대 이사였던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은 회원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공테크를 연결고리로 ‘차은택-최순실-현명관’ 커넥션이 마사회 사업에 영향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마사회에 최씨 입김이 작용한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국감 때도 야당에서는 “현 회장이 2014년 4월 201호 마방에 말 3마리를 입소시켜 정유라의 훈련을 도왔고, 월 150만원의 관리비도 면제하고 별도 훈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지난 9월 28일 위니월드 개장 행사에 박 대통령 참석을 추진했다가 무산됐다는 얘기는 마사회에 어른거리는 최씨의 그림자를 보여주는 또 다른 정황이다. 마사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격에 맞지도 않은 (테마파크 개장)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다고 해서 부산을 떨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사회는 개장식을 앞두고 축하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는 VIP실을 리모델링하고 집기까지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비선라인이 움직여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그 핵심에 최씨가 있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2014년 11월 박 대통령이 늘품체조 시연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행사에 참여한 것도 최씨와 차씨의 작품이라는 의혹이 나오면서 위니월드 개장식 참석도 소문으로 일축하기 어렵다는 게 마사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창조와 혁신과 마사회는 전혀 별개의 기관이다. 위니월드 사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창조와 혁신 관계자 역시 “안 수석, 송 사장 등이 회원이었던 것은 사실이나 최순실씨와는 전혀 무관한 법인”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정정보도문]
10월 29일자 5면 ‘마사회 사업에도 崔 입김 미쳤나… 차은택과 커넥션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 중 시공테크 관련 부분은 사실과 다르므로 이에 정정합니다. 해당 기사는 “마사회와 시공테크, 차씨로 이어진 관계는 현 회장이 발족시킨 ‘창조와 혁신’을 거쳐 최씨와 맞닿아 있고, 시공테크가 차은택-최순실-현명관 커넥션의 연결고리로서 그 영향력으로 85억 상당의 마사회 사업을 수주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시공테크의 마사회 사업 수주는 차은택-최순실-현명관 커넥션 의혹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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