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등 혐의로 검찰 송치
성범죄로 9년간 수감됐을 당시
정신분열증 등 4차례 치료받아
범행 전 중랑천서 총기 시험도
사제총기로 경찰관을 숨지게 한 성병대(46)의 범행은 편집증과 망상이 결합된 분노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오패산터널 총기난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28일 성병대를 살인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19일 사건 발생 이후 성병대의 범행 동기를 집중 조사한 경찰은 그가 성범죄로 9년 4개월간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정신분열증ㆍ정신분열의증으로 4차례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성병대는 관련 치료를 완강히 거부했고 경찰이나 교도관이 자신을 음해한다는 편집증적 사고를 갖게 됐다. 출소 후 사회에서 더욱 고립되면서 불특정 다수에 대한 왜곡된 분노가 경찰을 향한 범죄로 이어졌다는 게 수사팀의 판단이다.
실제 성병대는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피해자 이모(67)씨와 별다른 원한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씨와 전기계량 문제 등으로 감정이 좋지 않았고 평소 자신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봐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씨는 성병대와 말다툼을 한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성병대는 그가 자신을 암살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로 굳게 믿었다.
성병대는 총격전에 대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 범행 전 미리 오토바이용 헬멧을 구입하고 서바이벌 게임에 쓰이는 방탄복 안에 플라스틱 도마를 넣어 몸을 보호하려 했다. 범행 일주일 전에는 서울 중랑천 부근에서 직접 만든 총기의 작동 여부를 시험해 보기도 했다.
전날 성병대가 사용한 사제총기의 위력을 실험한 경찰은 조만간 결과를 검찰에 전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병대의 정신질환 전력이 범행과 어떤 인과관계를 갖는지는 입증되지 않아 검찰의 정신감정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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