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ㆍ교회 등에 수백 명 방황
“아동 전원 보호” 거짓말 탄로
26일(현지시간) 철거가 완료된 프랑스 칼레의 난민촌 현장에서 아동 난민 수백명이 갈 곳을 잃은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난민촌 철거를 주관한 파비엔 부치오 파드칼레 도(道)지사가 “이송을 기다리는 아동 난민 전원을 임시 시설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과 배치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 “프랑스 당국은 난민촌을 철거하면서 미성년 난민 200명에게 영국행을 약속하며 밖으로 유인한 후 아무런 조치 없이 이들을 방치했다”고 보도하며 아동 난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아동은 철거 현장 근처 폐공장, 학교, 교회 건물 등으로 흩어져 가까스로 추위를 피하고 있다. 현장을 방문한 샤이스타 쉬한 영국 상원의원은 “보호자가 없는 아동 난민 70여명이 재만 남은 난민촌으로 돌려 보내지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현재 칼레 난민촌 철거 현장에는 세이브더칠드런, 헬프레퓨지 등 구호 단체회원 소수만이 남아 이들을 돌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자원봉사자는 “고무탄총으로 무장한 경찰의 경계 아래 살을 에는 추위를 견뎌야하는 이런 곳이 어떻게 아이들의 피난처가 될 수 있느냐”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더 큰 문제는 난민 등록을 하지 못한 아이들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등록센터가 문을 빨리 닫아 어린이 150명 정도는 아예 난민 등록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지에 파견된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프랑스 경찰이 조만간 미등록 난민 아동들을 연행하겠다고 엄포를 놨다”고 우려했다.
이에 프랑스와 영국 정부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헬프레퓨지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지원 계획을 듣지 못했다”라며 “아이들을 봉사자들에게만 맡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강유빈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