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ㅗ’ 와 ‘ㅇ’이 전하는 묵직한 무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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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 와 ‘ㅇ’이 전하는 묵직한 무게감

입력
2016.10.2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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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하나 피었네-강병인의 캘리그래피이야기

강병인 지음

글꽃 발행ㆍ248쪽ㆍ2만5,000원

캘리그래피. 귀에 착 붙는 단어는 아니다. 캘리그래피 1인자로 꼽히는 강병인도 설명할 말이 궁했던 모양이다. 더구나 그 앞에 놓인 청중은 ‘최악의 리액션’으로 모든 강사를 죽음의 고통으로 밀어 넣는다는, 18세 선머슴들 아니던가. 그래서 써보인 게 ‘똥’이다. ‘ㄸ’은 궁둥이가 갈라진 모양새요, 그 아래 ‘ㅗ’과 ‘ㅇ’은 중력에 순응하는 모양새다. 부르르 떨릴 듯한 굵은 ‘ㄸ’에 비해 참으로 날렵한 ‘ㅗ’와 ‘ㅇ’을 보라. 시원스럽지 아니한가.

예술은 의외로 제 멋대로가 아니다. 전거와 논리가 있어야 한다. 해서 강병인은 추사 김정희가 궁둥이 까고 앉은 모양새로 坐(앉을 좌)를 썼다는 사실을 끌어왔다. 전거가 있다면, ‘똥’ 글자도 하나의 변용이다. 해서 강병인은 한걸음 더 내딛는다. ‘ㅗ’ ‘ㅇ’에 날아갈 듯 가벼운 해방감보다 묵직한 무게감을 애써 실었다. 최순실 뉴스를 보면 그렇다. “네 똥 참 굵다.” 끄~응, 하는 느낌으로 감상하면 금상첨화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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