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에 대한 국민적 호감 덕일까. 코미디 영화 '럭키'가 흥행몰이를 이어가며 500만 관객 고지 점령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비수기 흥행 약세가 예상되던 작품의 놀라운 성취라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럭키'는 26일 17만9,919명을 모아 누적 관객 481만8,399명에 이르렀다. 28일이면 500만 관객을 가볍게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흥행 추이다. 할리우드 화제작 '닥터 스트레인지'의 흥행 파고를 넘어 기대 밖 성과를 거두고 있어 장기 흥행까지 예상된다.
'럭키'의 흥행 질주는 의외다. '럭키'의 선전은 어느 정도 예상됐으나 200만명 정도만 동원해도 성공적 일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대형 스타가 출연하지 않고, 물량 공세에 기댄 영화도 아니어서다. 더군다나 전통적인 비수기에 개봉해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초반부터 흥행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상영 첫 주부터 200만 관객을 모으며 예상을 뛰어넘었다. 냉혈 킬러가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빠진 뒤 성실한 무명배우로 살다 스타가 된다는 우스개는 유해진을 통해 활력을 얻었다.
‘럭키’의 흥행 성적은 유해진의 저력을 보여준다. 조연급 감초배우가 주연으로 나선 영화가 흥행까지 성공하기는 충무로에선 매우 드문 일이다. ‘1,000만 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대형 흥행작의 조력자로 활약해 온 오달수도 첫 주연을 맡은 올해 ‘대배우’로 흥행 쓴 잔을 들어야 한다. 한 때 맛깔 진 조연배우로 맹활약했던 이문식도 주연을 맡은 ‘공필두’와 ‘플라이 대디’(이상 2006)의 흥행 참패를 맛봤다.
‘럭키’의 흥행 성공의 유해진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작용했다. 유해진은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 편에서 동료 배우 차승원과 마치 금슬 좋은 부부처럼 등장해 ‘참바다’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삼시세끼’에서 그의 소탈하고도 진솔한 면모 등이 부각되면서 배우로서의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네티즌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진심 영화사는 참바다씨한테 러닝개런티라도 챙겨줘야 한다 본다. 이건 그냥 참바다이기에 가능한 파워다”(herj****)는 식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란에 남긴 네티즌이 적지 않았다. “연예인 댓글 중 청정구역은 유해진이 처음인 듯”(ktg6****)이라며 유해진에 대한 인성을 높이 평가하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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