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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깨알 같은 점... '공블리'는 잊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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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깨알 같은 점... '공블리'는 잊어줘요

입력
2016.10.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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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은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워킹맘 지선(엄지원)의 딸을 맡아 키우는 보모 한매로 출연한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공효진은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워킹맘 지선(엄지원)의 딸을 맡아 키우는 보모 한매로 출연한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배우 공효진(36)이 얼굴에 점을 찍었다. 8년 전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른 사람 행세를 하던 장서희가 눈 밑에 찍은 점은 그나마 애교 수준이다. 공효진은 무려 30개의 점을 얼굴에 그려 넣었다. 그것도 아주 작고 촘촘하게.

‘공블리’로 불리며 로맨틱코미디의 사랑스런 여주인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공효진이 변신을 시도했다. 내달 개봉하는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미씽’)에서 비밀스러운 내면을 지닌 여자 한매로 등장한다.

공효진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멀티플렉스에서 열린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제작보고회에서 “‘공블리’라는 수식어를 이제는 내려놔도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공블리’는 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수식어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수목극 ‘질투의 화신’에서 두 남자에게 사랑 받는 여인 표나리를 연기하느라 더 그럴 듯하다. 하지만 배우로서 언제까지나 ‘공블리’라는 이미지를 끌고 갈 수는 없을 터다.

“배우는 자신의 이미지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악역도 할 수 있는 거고요. (이번 영화가)‘공블리’의 이미지를 흐려놓는다면 차라리 영광일 것 같아요. 그만큼 연기를 잘 했다는 얘기니까요.”

영화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어느 날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를 추적하는 5일간의 기록을 담는다. 그 과정에서 지선은 이름이나 나이, 출신 등 모든 것이 거짓인 한매의 정체를 알게 되고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한다. 공효진의 변신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만큼 맡은 역할에 대한 고민도 있는 듯했다.

공효진은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비밀스러운 여인 한매를 표현하기 위해 점 30여 개를 얼굴에 그려 넣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공효진은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비밀스러운 여인 한매를 표현하기 위해 점 30여 개를 얼굴에 그려 넣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공효진은 “(2년 전)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크게 몸을 움직이는 연기를 하는 게 부담스러웠다”며 “시나리오를 덮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본 뒤 “스산하고 씁쓸한 기분”이 오래 지속됐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 출연 제의를 단번에 수락하지 않았다. 공효진은 “내 분량이 많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관객들에게도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본 뒤) 한매가 (기억 속에)아련하게 남기를 바랐다”고 했다.

크지 않은 역할이었지만 공효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한매를 표현하기 위해 외모부터 바꿨다. 정돈되지 않은 속눈썹, 30개가 넘는 얼굴의 점 등이 모두 자신이 설정한 것이라고. 공효진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온 모습을 조금 더 표현하고 싶어서 진한 속눈썹과 깨 같은 점을 설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지원도 공효진의 ‘이유 있는’ 변신에 놀랐다고 한다. 엄지원은 “긴 머리카락을 하고 많은 점을 그려 넣은 공효진이 테스트 촬영을 하는 것을 보고는 ‘좋은 배우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배우가 (예쁜)외모를 포기하고 또 다른 변신에 도전한다는 게 멋있었다”며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많지 않은데 책임감을 가지고 잘 만들면 좋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도 그 점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공효진은 “지방 촬영을 하러 내려가면 숙소에서 밤마다 엄지원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우리끼리 회의를 하느라고 새벽까지 함께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여배우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적은 현실에서 어떻게든 멋진 영화를 만들어 관객에게 선사하고 싶었던 마음이 서로 작용한 것 아니었을까.

‘미씽’의 이언희 감독은 “두 사람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연기를 요구하고 싶어서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며 “두려움으로 시작했던 영화였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너무 만족스러워 배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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