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히토(裕仁ㆍ1901∼1989) 전 일왕의 막냇동생 미카사노미야(三笠宮) 친왕이 27일 오전 도쿄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향년 100세. 미카사노미야 친왕은 올해 5월부터 급성 폐렴으로 병원 생활을 했다.
1915년 다이쇼(大正ㆍ1879∼1926) 일왕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1943년에 육군 참모로 중국 난징(南京)에 부임했으며 대본영(전시 일본군의 최고 지휘부) 참모로도 있었다. 나중에 그는 저서에서 “지금도 양심의 가책이 끊이지 않는 것은 전쟁의 죄악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전쟁 중 일본군의 잔학 행위를 접한 후 장교들에게 “약탈ㆍ폭행을 하면서 무슨 ‘황군’(皇軍)인가” “일반 민중을 괴롭히면서 ‘성전’(聖戰)이라니 무슨 말이냐”라며 반성을 촉구했다. 특히 1998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주석이 방일했을 때에는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을 때 육군 장교로 난징에 주둔한 적이 있다. 일본군의 폭행을 본 뒤 매우 부끄럽고 마음에 걸린다. 중국인들에게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후 역사 연구자로서 변신 도쿄대 연구생으로 중동 고대사를 전공했으며 일본레크리에이션협회 총재로도 활동했다. 지난해 12월 100세 생일을 맞아서는 “전 세계 사람들의 행복을 바란다”며 “70년 이상 나를 지지해 준 아내 유리코(百合子ㆍ92)에게 감사하면서 즐겁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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