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침체로 직격탄
파업까지 겹치며 최악 성적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까이 줄어든 것은 3분기 내내 이어진 파업의 여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임금협상안을 놓고 이어진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14만2,000여대의 생산 차질과 3조1,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낳았고 이는 고스란히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현대차의 3분기 국내 생산 수출은 18만6,45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만7,654대에 비해 24.7%나 떨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공장 생산량의 80% 가량을 해외로 수출하는데 이번 파업으로 수출이 지연되면서 결국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해외 거점별 매출액을 비교해도 브라질 공장을 제외한 미국(16.1%), 인도(14.4%) 등 해외공장들은 모두 늘었지만 국내 공장은 전년 대비 7.6% 감소했다.
글로벌 경영 환경도 현대차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신흥시장인 러시아와 브라질은 경기 침체로 3분기 판매량이 전년대비 각각 14%, 22% 감소했다. 더구나 해당 국가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실적을 더욱 악화시켰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선진국과 신흥시장 등 올해 전 세계 자동차시장 성장률이 연초 예상했던 2.9%에서 2% 초반대로 하향조정되고 있다”며 “신흥시장의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데다 파업의 여파가 커 올해 판매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501만대로 정했지만 1~9월 판매량은 347만7,911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6월말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된 것도 실적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2분기 18만9,429대였던 내수 판매량은 3분기에는 30.7%나 떨어진 13만1,242대까지 추락했다. 자율주행차 등 연구개발(R&D) 비용과 지난해 말 출범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마케팅 비용 등이 누적되면서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도 6.0%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는 4분기 출시될 신차 효과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음달 신형 그랜저IG의 공식 출시와 중국 창저우공장에서 생산되는 현지 전략 모델 위에나(신형 베르나) 판매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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